"단순 방치"라던 4개월 영아 해든이 사망, 홈캠 4800개 '소리'가 살인죄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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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 방치"라던 4개월 영아 해든이 사망, 홈캠 4800개 '소리'가 살인죄 밝혀냈다

2026. 07. 09 11:15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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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아동학대치사' 송치 사건

검찰 보완수사로 '아동학대살해' 혐의 변경

정아름 검사 "검찰 보완수사 없었다면 실체 묻혔을 것"

생후 4개월 영아가 욕조에서 숨진 ‘해든이 사건’이 검찰 보완수사로 아동학대치사에서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바뀌었다. /연합뉴스

생후 4개월 된 아기가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른바 '해든이 사건'은 하마터면 고의성 없는 단순 방치에 의한 사망으로 끝날 뻔했다.


하지만 검찰의 집요한 보완수사 끝에 홈캠에 녹음된 범행 당시 '소리'가 발견되면서, 사건의 실체는 친모의 잔혹한 살인으로 뒤집혔다.


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한 정아름 수원지검 안산지청 검사(해든이 사건 담당검사)는 이 사건의 수사 전말을 밝히며,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했다.


목 못 가누는 4개월 영아…'치사'에서 '살인'으로 뒤바뀐 결정적 증거


사건은 지난 2025년 10월 22일 여수에서 발생했다.


당초 경찰은 친모를 아동학대치사(학대 행위로 인해 사망에 이르게 했으나 살인의 고의는 없는 범죄)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10일이라는 제한된 구속 수사 기간 동안 확보한 홈캠 영상에서 학대 장면은 확인됐지만, 사망 당일 친모가 영상에 등장하지 않아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송치 전 기록을 넘겨받은 정아름 검사는 직감적으로 의문을 품었다.


정 검사는 "생후 4개월 영아는 목을 가누지 못하고 뒤집기도 못 한다"며 "어린 아기를 키우는 엄마 입장에서 이런 아기를 욕조에 넣고 샤워기 물을 틀어놓은 채 방치한다는 게 굉장히 이상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실체적 진실을 밝혀낸 결정적 열쇠는 '소리'였다. 정 검사는 "검찰청 계장님이 주말에 나와 피의자가 등장하지 않는 정지화면처럼 보이는 영상까지 총 4800개의 소리를 모두 들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욕조 방치 당일 친모가 "죽어, 너 같은 건 없어졌으면 좋겠다. 죽어버려"라는 취지의 욕설을 퍼부으며 아기를 구타하는 소리가 확인됐다.


정 검사는 "그 소리를 들으면 이전에 이 사람이 어떻게 학대했는지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어떤 강도의 폭행인지를 추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수사 방향이 '치사'에서 '살인'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결국 친모는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학대 사실을 알고도 방임하고 참고인을 협박한 친부 역시 징역 4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기록 뒤에 사람이 있다"…보완수사요구권만으로는 불충분


이 사건은 단순한 범인 검거를 넘어, 검찰의 보완수사권이 왜 필요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는다.


정 검사는 "구속사건은 송치 이후 짧은 기간 안에 보완수사 요구를 해서 경찰이 다시 수사하고, 그 결과를 통지받아 기소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조서에 적힌 글자만으로는 사건의 이면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검사는 "초임 검사들을 지도할 때 '기록 뒤에 사람이 있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며 "피해자 진술 조서 글자만 봐서는 누구 말이 맞는지 알 수 없고, 피의자를 직접 불러 조사해 봐야 사건 실체가 드러난다. 기록만 보고 판단하라는 것은 매우 부실한 수사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검·경 협력과 견제로 실체적 진실 밝혀야"


정 검사는 검찰과 경찰의 역할 분담과 협력을 거듭 강조했다.


정 검사는 "경찰은 수사 인력이 많아 사건 초기 신속한 증거 및 신병 확보를 잘하고, 검찰은 법률 전문가로서 법리적 판단과 수사 방향을 설정해 증거를 면밀히 분석하는 수사에 강하다"며 "어느 기관이 더 훌륭하다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잘하는 수사가 있다면 그 둘을 존치해 상호 협력하고 견제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단순 방치 사망으로 덮일 뻔했던 4개월 영아의 억울한 죽음. 그 이면에 숨겨진 잔혹한 살인 고의를 밝혀낸 것은 물리적 시간의 한계를 뛰어넘으려 한 집요한 보완수사와 기록 너머의 사람을 보려 한 법조인의 집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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