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관계 아니라, 교제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괴롭혔을 뿐" 대림동 남녀 살인사건 전말
"연인관계 아니라, 교제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괴롭혔을 뿐" 대림동 남녀 살인사건 전말
서울 길거리 한복판에서 흉기 휘둘러 남녀 살해
1심·2심에 이어 대법원에서 무기징역 확정

서울 길거리 한복판에서 흉기로 피해자들을 살해한 일명 '대림동 남녀 살인사건'의 가해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해 1월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서울 길거리 한복판,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피해자 2명이 흉기에 살해당한 사건. 일명 '대림동 남녀 살인사건'의 가해자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결과는 무기징역.
12일,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중국동포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A씨는 심신미약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지난 2020년 8월, A씨는 피해 여성 B씨를 알게 된 후 전화와 문자 메시지 등을 보내며 지속적으로 교제를 요구했다. 하지만 B씨는 이를 거절했다. 이미 연인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A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해 1월에도, B씨가 일하는 가게를 찾아간 A씨. 그곳에서 다시 한번 거절을 당했고, B씨와 함께 있던 또 다른 피해 남성 C씨와 말다툼을 하게 됐다. 이에 둘을 살해하기로 마음먹은 A씨는 자신의 집에서 흉기를 챙겨 돌아와 길거리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직후, 택시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간 A씨. 그는 다음날 새벽까지 술을 마시다가 친척 집에서 긴급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전(前) 여자친구가 재결합을 거부하고 나를 무시해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지난 5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을 맡은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는 "특별한 이유 없이 2명을 살해했고, 그 가족들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했기 때문에 거기에 맞는 책임을 져야만 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A씨는 이미 칼에 찔려 쓰러져 있는 피해자들을 재차 칼로 찌르는 등 피해자들에 대한 미안함이나 죄책감도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고도 꾸짖었다.
2심에서도 1심과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2심 재판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5부는 "차량 통행이 빈번하고 행인들이 오가는 번화한 길거리에서 여러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두 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이라 "범행 현장 영상도 함께 공개돼 많은 국민이 극심한 불안을 느끼게 되는 등 우리 사회에 끼친 해악도 지대하다"고 판시했다.
또한, 항소심 재판부는 "연인관계였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히려 B씨가 A씨로부터 지속적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결국 살해당했다고 판단했다. A씨 측이 "술에 취해 있었다"며 심신미약을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심지어 A씨가 수사기관에서 "목숨이 조금 붙어 있으면 뭐 하겠어요. 죽이려면 완전하게 죽여야지"라고 진술하는 등 생명 경시 태도를 보인 것도 지적했다.
이를 바탕으로 재판부는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하여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안전을 지킬 필요가 있다"고 판시하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이후 A씨는 재판 결과에 불복해 이 사건을 대법원까지 끌고 갔다. 하지만 대법원 역시 "원심(2심)이 심히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며 무기징역을 확정했다.
한편, 사건 당시 피해 남성 C씨를 폭행하고 A씨와 현장을 이탈해 특수폭행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지인에게는 징역 2년이 확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