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리·최병길 ‘부부 십계명’…법적 효력 있을까
서유리·최병길 ‘부부 십계명’…법적 효력 있을까
예외적인 경우 아니라면 법적 효력 없어
소송 시 중요한 증거자료는 될 수 있어

서유리·최병길 부부가 방송에서 '부부 십계명'을 정하고 있다. /TV조선 '아내의 맛' 캡처
성우 출신 방송인 서유리(34)와 전 MBC PD 최병길(42) 부부가 방송에서 ‘부부 십계명’을 맺었다. 지난 27일 방송된 TV조선 예능프로그램 ‘아내의 맛’에서 신혼 생활을 공개하면서다.
이날 방송에서 부부는 ‘부부 십계명’을 정해 혼인신고서와 함께 나란히 벽에 붙이고 서명 또한 남겼다. 두 사람은 ‘보증 서지 말기’와 ‘비속어 금지’, ‘사업하지 않기’, '(신문) 사회면에 실릴 일 없게 하기' 등의 조항을 작성했다.
서씨는 십계명 마지막 항목에 '가슴 수술 안 하기'라고 적었다. 서씨는 해당 글을 적으면서도 "나는 하고 싶다"고 말했지만 최씨는 "나 이거 마음에 든다. 절대 하지 마라"라고 당부했다.
결혼 생활 중 부부는 숱한 약속을 주고받는다. 부부생활 중 지켜야 할 행동 수칙뿐 아니라 이혼 시 재산분할에 관해 각서를 맺는 부부도 늘고 있다. 서유리·최병길 부부도 더 나은 관계를 위해 각서를 통한 부부간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각서는 직접적인 법적효력을 가지지 않는다. 각서에 적힌 대로 강제적인 집행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는 뜻이다. 최씨가 ‘사업하지 않기’를 약속으로 내걸었지만 설령 사업을 한다고 해도 부인 서씨가 각서를 통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변호사 최진혁 법률사무소’의 최진혁 변호사는 “십계명의 내용으로는 단지 서약에 불과하다”며 “법적 효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서를 작성해야 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각서가 법적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는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활용되려면 몇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공증을 거쳐 강제집행문구가 들어가면 된다. 공증이란 제3자가 법률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해주는 절차를 말한다. 단순한 약속이 아닌 합리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의 각서를 공증을 통해 작성했다면 법적 구속력이 생긴다.
단순히 ‘아파트를 넘겨주겠다’는 게 아니라 증여시기와 증여에 필요한 비용, 계약 위반 시 조건 등을 상세히 적어두면 판결문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 강요나 협박이 없었고, 지나치게 큰 액수가 아니라면 인정된다.
이때 ‘이혼 시’라는 조건은 달 수 없다. 공증을 받았더라도 혼인 중에 쓴 재산분할 포기 각서는 법적 효력이 없기 때문이다. 부부가 갈라설 때 발생하는 재산분할 청구권을 혼인 중에 미리 포기할 수 없다는 게 대법원이 유지하고 있는 판례다. 부부가 혼인 기간 동안 공동으로 모은 재산을 청산 분배하는 게 재산분할 제도의 목적이라는 취지다.

법적 효력이 없는 부부간 각서라고 하더라도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다시는 바람 피우지 않겠다’고 작성한 각서는 기존에 바람을 피운 사실이 있다고 증명하는 증거가 된다.
법률사무소 명재의 최한겨레 변호사는 “부부가 맺는 각서가 일반적으로 강제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지만 추후 소송으로 나갈 경우 좋은 증거자료가 된다”고 했다.
법무법인 시완의 민지훈 변호사도 “각서의 효력에 관해 의문을 가지는 분들이 많다”며 “각서의 내용에 따라 다툴 여지가 생길 수는 있지만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볼 것은 아니다”는 의견을 보였다.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