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전학으로 끝나지 않았다…법원, 학폭 가해자 부모에 '2700만원 배상' 판결
강제전학으로 끝나지 않았다…법원, 학폭 가해자 부모에 '2700만원 배상' 판결
가해 학생 전학·소년보호처분서 끝나지 않은 싸움
민사 법정, '부모의 책임'을 묻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성추행, 주먹질, 욕설에 집단 따돌림까지. 초등학교 5학년 A군에게 교실은 악몽 그 자체였다. 같은 반 친구 B와 C가 저지른 끔찍하고 복합적인 학교폭력은 어린 A군을 우울과 불안의 늪으로 밀어 넣었고, 결국 정신과 약물치료까지 받게 했다.
가해 학생들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다른 학교로 강제 전학을 갔고, 법원에서 보호처분도 받았다. 하지만 A군과 그 가족의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감독 의무 소홀"…법, 부모에게 책임을 묻다
A군의 부모는 가해 학생들의 부모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그리고 법원은 A군 가족의 손을 들어주었다. 광주지방법원 김혜선 판사는 가해 학생들의 부모 4명에게 "공동하여 총 2,7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부모의 감독의무 위반'을 명확히 했다는 점이다. 재판부는 "미성년 자녀가 타인에게 불법행위를 저지르지 않도록 지도·조언할 보호·감독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했다"고 지적하며, 부모들 역시 자녀의 폭력에 대한 법적 책임이 있다고 못 박았다.
피해 학생 2,000만 원, 부모에겐 각 350만 원
재판부는 배상액을 산정하며 피해 학생 A군이 겪었을 고통은 물론, A군을 지켜봐야 했던 부모의 정신적 고통까지 세밀하게 살폈다.
법원은 가해 행위의 경위와 정도, 피해 학생의 치료 경과 등을 모두 고려해, 가해 학생의 부모 4명이 공동으로 피해 학생 A군에게 1,300만 원, 부모에게 각 200만 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여기에 더해, 가해 정도가 더 심했던 것으로 보이는 학생 B의 부모에게는 A군에게 500만 원, 부모에게 각 100만 원을 추가로 배상하도록 했고, 학생 C의 부모에게도 A군에게 200만 원, 부모에게 각 50만 원의 추가 배상 책임을 지웠다.
결과적으로 A군은 총 2,000만 원, A군의 부모는 각각 350만 원의 위자료를 인정받았다.
전학과 보호처분은 가해 학생들을 물리적으로 떼어놓는 조치였을 뿐이다. 이번 민사 판결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녀의 잘못을 방치한 부모에게 금전적 배상이라는 실질적인 책임을 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학교폭력의 상처는 결코 교실 안에서 끝나지 않으며, 그 책임의 무게는 반드시 부모의 어깨 위에도 놓이게 된다.
[참고] 광주지방법원 2024가단536367 판결문 (2025. 6. 25.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