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보다 괜찮아" 이웃의 코인 투자 권유…8,000만원 넣었는데 -90%, 돈 복구 될까
"은행보다 괜찮아" 이웃의 코인 투자 권유…8,000만원 넣었는데 -90%, 돈 복구 될까
주식 재테크 맡겼는데 동의 없이 '잡코인' 투자
차용증 없어도 법적 대응 가능할까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이웃 B씨는 A씨에게 소문난 '주식 재테크 고수'였다.
B씨의 권유에 A씨는 총 8,000만원을 B씨 개인 계좌로 보냈다.
B씨는 "원금도 있고 투자수익도 있으니 은행 예금보다 훨씬 낫다"며 A씨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최근 B씨는 "투자금이 든 코인이 -90%까지 폭락했다"며 투자금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차용증 한 장 없이 거액을 맡긴 A씨. 이웃 엄마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한 8,000만원을 돌려받을 방법은 없을까?
"원금 보장" 암시한 이웃, 어느 날 '-90% 손실' 통보
A씨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자녀의 친구 엄마 B씨가 주식으로 재테크를 잘한다는 말을 듣고 투자를 맡기기 시작했다. 처음 600만원으로 시작한 돈은 B씨의 추가 투자 권유로 2,000만원, 4,000만원으로 불어났다.
B씨는 비트코인 투자를 권하기도 했다. A씨는 총 5차례에 걸쳐 약 8,000만원을 B씨의 개인 계좌로 입금했다.
한동안 B씨는 매월 또는 격월로 수익금이 났다며 돈을 보내왔다.
하지만 금액이 커지자 불안해진 A씨는 투자금 회수를 요청했다. B씨는 "한 번에 주긴 어렵다"며 차일피일 미루다, "거의 정리됐다. 줄 수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약속과 달리 올해 초까지 돈은 입금되지 않았다.
A씨가 묻자 B씨는 "코인에 투자했는데 -90%까지 떨어져 멘붕"이라며 "지금은 하락이 멈춘 것 같다"고 말했다.
B씨가 투자했다는 코인은 국내에서는 거래조차 되지 않는 생소한 것이었다. 남은 돈이 얼마냐는 질문에 B씨는 "1,300만원 정도"라고 얼버무렸다.
'투자'인가 '사기'인가…변호사들 "기망행위 입증이 관건"
A씨는 투자금을 돌려받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법적으로 이 거래를 단순 '투자 실패'로 볼지, 원금 반환 의무가 있는 '대여'나 '사기'로 볼 수 있느냐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변호사들은 B씨가 처음부터 돈을 가로챌 목적이었거나, 투자처를 속였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처음부터 투자원금 및 수익을 지급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으면서 상담자분을 속여 투자하게 만든 것으로 보여져 사기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도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약속하며 개인 계좌로 자금을 편취한 행위는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및 사기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설령 사기가 아니더라도 B씨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무법인 대환 김상훈 변호사는 해당 계약을 '투자일임 계약'으로 볼 수 있다고 짚었다. 이 경우 B씨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선관주의의무)를 부담한다.
김 변호사는 "국내 거래도 안 되는 코인에 투자금 전액을 투입하여 90% 손실을 발생시킨 행위는 통상적인 투자자라면 당연히 회피했을 과도한 위험 감수"라며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B씨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차용증 없어도 '이체 내역·카톡'이 증거…회수 위한 즉각 조치는?
차용증 같은 서류가 없다는 점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변호사들은 계좌이체 내역과 카카오톡 대화, 통화 기록만으로도 충분히 법적 대응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베테랑 최승아 변호사는 "'원금 보장' 또는 '은행예금보다 낫다'는 취지로 권유했다면 이는 원금 반환 약정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며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이 핵심 증거가 된다고 봤다.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추천하는 즉각적인 조치는 재산 보전과 법적 절차의 동시 진행이다.
법무법인 호안 조선규 변호사는 "소송을 진행하는 동안 상대방이 자신의 재산을 빼돌릴 수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소송 제기 전 또는 동시에 상대방의 재산을 묶어두는 '가압류'를 반드시 신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형사 고소와 민사 소송을 함께 진행하는 '투트랙' 전략도 유효하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민사만으로는 회수 속도가 느리고 상대방 재산이 소진될 위험이 커서 형사 고소를 병행하는 것이 실무상 가장 효과적"이라며 "형사 수사가 개시되면 계좌 추적, 실제 투자 여부 확인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 역시 "내용증명을 통해 투자금 전액 반환을 요구하고, 상대방이 반환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 민사소송으로 투자금 반환 청구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