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복원하라고 내준 '금강송' 빼돌린 장인, 국가무형문화재 자격 박탈
광화문 복원하라고 내준 '금강송' 빼돌린 장인, 국가무형문화재 자격 박탈
대목장(大木匠) 신응수, 2013년 숭례문 부실공사 논란으로 수사받다 덜미
2008년 광화문 공사에 개인 소유 목재 대신 쓰고, 궁궐복원용 금강송 빼돌려

광화문 복원에 쓸 금강송 일부를 사적으로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던 대목장(大木匠) 신응수씨의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자격이 박탈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연합뉴스
광화문 복원에 써야 할 희귀 금강송을 사적으로 빼돌린 신응수 대목장(大木匠)이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자격을 박탈당한 사실이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지난 2월 4일자로 이 같은 사실을 관보에 게시했다. 지난 1991년 신씨가 국가무형문화재(구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지 31년 만이다.
지난 2008년 광화문 복원 당시 저지른 신씨 범행이 뒤늦게 수면 위로 드러난 건, 2013년 숭례문 복원 때도 부실공사 논란을 빚었기 때문이다.
신씨가 복원공사용 목재를 빼돌렸다는 의혹은 지난 2013년부터 불거졌다. 당시 완공을 앞두고 있던 숭례문 복원 공사에서 부실 논란이 이어졌는데, 여기엔 신씨가 맡았던 목공사도 포함돼 있었다.
그리고 경찰 수사에서 숭례문 복원을 위해 전국 각처에서 국민이 기증한 목재 304본 중 절반에 가까운 140본이 사라진 사실이 확인됐다. 1700만원 상당의 목재를 빼돌린 건 신씨의 제자이자 전수조교인 문 모씨였다. 이때 신씨는 숭례문 복원 공사에선 횡령 혐의를 피했다.
다만, 해당 수사 과정에서 2008년 광화문 복원 공사에서도 금강송을 빼돌린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신씨는 궁궐복원용으로 쓰이는 최고급 금강송을 지급 받았지만, 이 가운데 4그루(1200만원 상당)를 개인 소유의 일반 우량목으로 바꿔치기 했다.
지난 2016년, 신씨와 제자 문씨는 업무상 횡령 혐의로 약식 기소돼 각각 벌금 700만원과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신씨는 처벌에 불복해 항소와 상고를 거듭했고, 지난해 6월에야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됐다.
앞서 1·2심 법원은 "피고인은 복원 공사용으로 받은 목재를 횡령하고, 고유 식별에 쓰이는 밑둥을 잘라내거나 표식을 덧붙였다"면서 "적극적으로 범행을 은폐해 사안이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 판결이 나온지 4년 만에 신씨가 낸 상고를 기각했고, 그동안 신씨는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 자격을 계속 유지할 수 있었다.
우리 무형문화재 보전 및 진흥에 관한 법률(무형문화재법)은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가 형사 처벌을 받으면 그 자격을 취소한다(제21조 제1항). 이때 저지른 범죄가 전통문화 등과 관련이 있는 경우엔 벌금형 이상만 받아도 자격 박탈 대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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