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박스 접촉’ 사고, 스크래치 수리비 전액 배상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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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박스 접촉’ 사고, 스크래치 수리비 전액 배상해야 할까

2026. 04. 15 12:5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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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충돌 아닌 '박스 접촉'

실제 파손 입증이 관건

JTBC 사건반장 제보 영상

인천의 한 주차장에서 발생한 이른바 ‘박스 접촉 사고’의 책임 소재를 두고 법적 쟁점이 떠오르고 있다. 지난 13일 JTBC ‘사건반장’ 보도에 따르면, 주차 중이던 차량이 길목에 놓인 박스를 건드렸고 이 박스가 옆 차량에 닿으면서 스크래치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간접 접촉에 따른 인과관계 입증이 핵심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 초, 검은색 차량 운전자가 주차장 통행로를 막고 있던 이삿짐 포장 박스를 앞차 운전자가 옮겨준 뒤 주행을 시작하면서 시작되었다. 검은색 차량이 전진하던 중 박스를 살짝 쳤고, 이 박스가 옆에 있던 흰색 차량과 접촉했다. 흰색 차량 차주는 해당 접촉으로 인해 차량에 상처가 났다며 보험 처리 또는 개인 합의를 요구하고 있다.


민법 제750조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의 배상 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번 사례처럼 직접 충돌이 아닌 박스라는 완충재를 통한 간접 접촉의 경우, 해당 행위가 실제 차량 손상을 유발했는지에 대한 엄격한 인과관계 증명이 필요하다.


유사한 손해배상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자동차 사고에서 파손 부위의 경중과 수리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며, 이에 대한 입증 책임은 손해를 주장하는 당사자에게 있다고 판시한 바 있다.


피해자의 박스 방치, '과실상계' 피하기 어려워

법조계에서는 설령 스크래치 발생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제보자의 배상 책임이 상당 부분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피해 측인 흰색 차량 차주가 스스로 박스를 주차장 통행로에 놓아두었으며, 이를 제보자 차량 앞으로 옮겨 놓은 행위 자체가 사고 발생에 기여했기 때문이다.


민법 제763조에 따른 과실상계 원칙에 의하면, 피해자에게도 과실이 있는 경우 법원은 손해배상의 책임 및 금액을 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해야 한다. 과거 관련 분쟁을 심리한 대구지방법원의 판례를 참고하더라도, 사고의 경위와 정도에 따라 피해자의 부주의가 인정될 경우 가해자의 책임은 경감된다.


주차장 통행로에 장애물을 방치하여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점은 배상액 산정 시 중요한 감액 사유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경미한 손상에 대한 '격락손해' 인정 가능성 낮아

상대방은 현재 본인 비용으로 수리를 마친 후 분쟁심의위원회를 통한 소송 절차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동차 시세 하락 손해인 '격락손해'는 인정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격락손해는 수리비용이 사고 직전 차량 가액의 20%를 초과하는 중대한 파손이 발생했을 때 제한적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단순 스크래치 수준의 경미한 손상은 이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결론적으로 상대방이 소송을 통해 원하는 금액 전체를 받아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박스를 통한 간접 접촉으로 인한 손해 발생과 인과관계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고, 피해자 본인의 과실 또한 적지 않게 작용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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