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금 받았더니 배상금 깎였다?" 성추행 피해자 울리는 '합의서의 덫' 피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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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금 받았더니 배상금 깎였다?" 성추행 피해자 울리는 '합의서의 덫' 피하려면

2026. 01. 23 10:2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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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 고소부터 민사 배상까지

당신의 권리를 지키는 법적 대응 매뉴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성추행 피해라는 충격적인 상황에 직면하면 대다수의 피해자는 당황하여 법적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가해자 측에서 제시하는 합의금이 향후 진행될 민사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직장 내 사건일 경우 사장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등 복잡한 법리적 쟁점이 산재해 있다.


단순히 사과를 받고 돈을 받는 문제를 넘어, 정당한 법적 구제를 받기 위해 피해자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관계와 법적 절차를 정리했다.


골든타임은 신고와 증거 확보에서 결정된다

성추행 사건의 해결은 신속한 대응에서 시작된다. 사건 발생 즉시 경찰에 신고하거나, 군인의 경우 군 수사기관 또는 군인권보호관에게 보고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는 법적 절차의 공식적인 시작점이다.


이 과정에서 객관적인 증거는 승패를 가르는 핵심이다. 의료기관의 진단서 발급, 현장 사진, 목격자 진술 확보는 물론이고 가해자와의 메시지나 통화 기록을 보존해야 한다. 이러한 사실관계가 탄탄하게 구축되어야만 이후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의 진술이 힘을 얻게 된다.


특히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피해 사실을 진술하며 처벌 의사를 밝힌 경우, 그것이 비록 경찰관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었더라도 법적으로 유효한 고소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민형사 절차의 분리와 손해배상의 범위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는 별개의 트랙으로 진행된다. 형사 절차에서 피해자는 증인 신문을 신청할 권리가 있으며, 국가는 범죄피해 구조금 지급 등 보호 정보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민사소송에서는 치료비, 위자료,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을 청구할 수 있다. 치료비의 경우 사건과 인과관계가 증명된 범위 내에서 인정되며, 위자료는 피해자의 고통 정도와 가해자의 태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산정된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에 시효가 있다는 점이다. 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 사건 발생일로부터 10년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한다. 다만 미성년 피해자의 경우 성년이 될 때까지 시효 진행이 정지되는 법적 보호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합의금의 양면성, ‘위자료’ 명시가 승패 가른다

가장 많은 분쟁이 발생하는 지점은 합의 단계다. 많은 피해자가 형사 합의금을 받으면 사건이 완전히 종결된다고 생각하지만, 법리적 해석은 다르다. 특별한 명시가 없다면 가해자로부터 받은 합의금은 민사상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간주되어, 나중에 민사소송에서 받을 배상액에서 공제될 위험이 크다.


따라서 합의서 작성 시 해당 금액이 '순수한 위자료'인지, 아니면 '민사상 배상금의 일부'인지를 명확히 해야 한다. 최근 판례에 따르면 합의서에 "치료비 등 민사 사안은 추후 협의하기로 한다"는 문구를 넣거나, 가해자의 보험금 청구권을 피해자에게 넘기는 '채권양도' 조항을 포함하는 것이 피해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또한 직장 내 성추행의 경우 가해자 개인뿐만 아니라 사용자(회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사용자 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 가해행위가 업무 수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사용자가 부여한 권한을 이용한 경우라면 회사 역시 배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법원이 바라보는 성추행 사건의 핵심 법리

앞서 언급한 사실관계들을 바탕으로 법원은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수사기관에서 처벌 의사를 표시했다면 형식을 불문하고 적법한 고소로 본다(대법원 2009. 7. 9. 선고 2009도3860 판결).


합의금의 성격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원칙적으로 손해배상금의 일부로 보되, "위자료 명목임을 명시했다면" 다르게 해석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대법원 1999. 1. 15. 선고 98다43922 판결). 최근 하급심에서는 합의서의 문언을 더욱 세밀하게 분석한다. 대전지방법원(2025. 4. 22. 선고 2024나217805 판결)은 채권양도 조항이 있는 경우 합의금을 민사 배상금과 별개의 위로금으로 인정하여 피해자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사용자 책임과 관련해서도 가해 행위가 외형상 업무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면 사용자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것이 법원의 확립된 태도다(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89712 판결). 결론적으로 피해자는 합의서 한 장을 쓰더라도 그것이 향후 민사소송과 보험금 청구에 어떤 연쇄 효과를 불러올지 법리적으로 검토한 뒤 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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