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돕는 건 의사 의무 아니다"라던 최대집의 말, 사실이었다
"백신 접종 돕는 건 의사 의무 아니다"라던 최대집의 말, 사실이었다
'의사 면허 취소법' 앞두고⋯의협회장 "국가가 의사에게 백신 접종을 돕도록 강요할 수 없다"
백신 접종 두고 볼모 잡나 했지만⋯질병관리청과 변호사 의외의 대답
"사실이다⋯의사에게 백신 접종 강제할 수 있는 근거 없어"

코로나19 백신 국내 첫 접종을 앞두고 대한의사협회장이 총파업 가능성을 시사하며 "국가는 의사에게 백신 접종을 돕도록 강요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이 말이 사실인지 확인해봤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국가가 의사에게 백신 접종을 돕도록 강요할 수 없다."
코로나19 백신 국내 첫 접종이 4일 앞으로 다가온 지금. 계획에 없던 변수가 하나 생겼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백신 접종은) 의사한테 주어진 의무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의사 면허 취소법(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반발이었다.
최 회장은 실제 총파업 가능성까지 시사하며 이렇게 될 경우 "백신 접종과 관련된 정부와 의사들의 협력 체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개정안은 의사가 금고형 이상을 확정받은 경우 의사 면허가 취소되도록 했다. 이 법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할 경우 "전국의사 총파업 등 전면적인 투쟁에 나서겠다"는 게 의협의 입장이다.
지난 1년간 모두가 애타게 기다려온 백신. 정말 정부는 백신 접종을 의사에게 강제할 수 없는 걸까. 질병관리청 담당자와 변호사들과 함께 팩트체크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강제할 수 없다.
질병관리청 예방접종 위탁관리과 관계자는 "백신 접종은 의사 등 의료기관의 의무 사항이 아니다"며 "정부는 의사에게 백신 접종을 강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법적 근거는 감염병예방법 제25조(임시예방접종)에 있다. 이 조항은 백신 접종을 "의료기관에 '위탁'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의무가 아니므로 "의료기관은 위탁을 거부할 수 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현재 업무가 진행되는 방식 자체가 의료기관이 먼저 나서야 위탁 계약이 이뤄지는 식이다. 이 관계자는 "의료기관이 먼저 자발적으로 위탁을 신청하면, 각 지자체에서 현장점검⋅자료점검 등을 통해 위탁 시설을 선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호사들 역시 "질병관리청의 해석이 맞는다"며 "백신 접종은 강제할 수 있는 업무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법무법인 문장의 임원택 변호사는 "규정에 따르면 의료기관이 정부의 위탁계약에 동의하지 않는 한 이를 강제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며 "또한 이를 거절할 경우 형사처벌 또는 행정처분을 할 수 있는 근거 규정도 두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의사 겸 변호사인 정필승 변호사(법무법인 우성)도 "의무라고 보긴 어렵다"며 이 의견에 동의했다. 변호사 서영현 법률사무소의 서영현 변호사 역시 같은 의견이었다.
의료법과 의사윤리지침 등에 따르면 의사는 감염병 환자의 관리⋅치료 등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해당 규정이 법적인 근거가 될 순 없을까. 변호사들은 "어렵다"고 봤다.
정필승 변호사는 "추상적으로 규정한 윤리 규정일 뿐"이라고 했고, 임원택 변호사도 "구체적인 의무까지 도출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서영현 변호사 역시 "법적인 의무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임원택 변호사는 "(이를 바탕으로 의료진을) 처벌하거나 법률로 강제할 수 없는 것일 뿐"이라며 "다만 의료인으로서 백신 접종 업무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한다는 점은 분명하다"고했다.
법률 자문

이번 의료법 개정안은 25일 국회 법사위에서 의결될 예정이다. 26일로 예정된 백신 접종 일정의 하루 전이다. 실제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면 어떻게 될까. 의협은 애초에 경고했던 대로 총파업에 나서는 걸까.
의협 대변인은 22일 기자와 통화에서 '백신 접종 보이콧(boycott⋅집단 거부 운동)' 가능성에 대해 답을 유보했다. "상당히 앞서나간 질문 같다"며 "이후 별도로 논의할 사항"이라고 답했다. "아직 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기 전이므로 현재 논의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최 회장의 발언 맥락에 대해서는 "백신 접종은 정부가 강제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의료인 개인 자유의 문제라는 취지였다"며 "정부의 요청에 우리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맥락이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