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기준 어긴 요양원…법원 "14억 부당이득 전액 환수"
인력 기준 어긴 요양원…법원 "14억 부당이득 전액 환수"
위생원·관리인 직종 구분 없이 업무 혼용
인력배치기준 위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노인장기요양기관에서 위생원과 관리인의 고유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여 수행한 것은 인력배치기준 위반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잘못 지급된 14억 원 규모의 요양급여를 환수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처분은 정당하다는 취지다.
업무 뒤섞인 요양원, 14억 원 철퇴 맞아
남양주시에 위치한 노인장기요양기관 운영 법인인 A사는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4억 4,012만 원 상당의 장기요양급여비용 환수 처분을 받았다.
위생원이 실제 세탁 업무 대신 차량 운행을 하거나, 관리인이 시설 관리와 세탁 업무를 반반씩 수행하는 등 신고된 직종의 월 기준 근무시간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이를 인력배치기준 및 인력추가배치 가산기준 위반으로 판단하고, 총 79개월분에 해당하는 급여비용을 환수하기로 결정했다.
"한 팀으로 일했다" 항변했지만…법원 "편법 허용 안 돼"
A사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위생원과 관리인이 한 팀을 이루어 업무를 나누어 수행했을 뿐이며, 관련 고시의 예외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단순한 실수일 뿐 기망의 고의가 없었고, 14억 원에 달하는 환수는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 남용이라고 맞섰다.
하지만 사건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제5부는 A사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다. 재판부는 "위생원과 관리인이 각각 신고한 직종으로 월 기준 근무시간 이상 근무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A사가 근거로 든 '다른 직원이 업무를 일부 수행한 경우'를 인정하는 예외 규정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해당 직원이 부재하거나 일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예외적인 경우에 한정된다"며 "상시적으로 업무를 나누어 수행한 경우에까지 적용하면 요양기관 종사자들이 신고한 직종에 근무하지 않는 것을 허용하는 결과가 된다"고 꼬집었다.
서로 다른 직종 간의 근무시간 합산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요양급여의 질을 담보하기 위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전 통지 없는 기습 조사? "증거 인멸 우려 탓"
A사는 현지조사 당시 사전 통지가 없었다며 절차적 하자도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요양기관 현지조사의 특성상 미리 알릴 경우 서류를 조작하거나 관련자들이 입을 맞추는 등 조사를 무력화할 가능성이 있다며 사전 통지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더불어 14억 원이라는 환수 금액이 과도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단호했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부당이득 환수처분은 재량권이 부여된 행위가 아니라, 부정한 방법으로 지급받은 비용 전액을 반드시 징수해야 하는 '기속행위'라고 판단했다.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받은 비용에 한정해 환수하는 것이므로 침해의 정도가 과도하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참고] 서울행정법원 제5부 2025구합54798 판결문 (2026. 4. 9.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