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무릎꿇리고 뺨 때린 여고생들, 피해자 엄마에겐 "나대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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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무릎꿇리고 뺨 때린 여고생들, 피해자 엄마에겐 "나대지 마"

2019. 10. 21 16:15 작성
엄보운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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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익산에서 여고생 2명이 중학생 1명 집단 폭행

"잘못했어요" 피해자가 무릎 꿇은 채 빌어도 웃으며 계속 뺨 때려

점점 더 잔혹해지는 소년범죄⋯ 이번에도 솜방망이 처벌?

피해 학생이 친구에게 피해 상황을 알린 메시지. 돈도 빼앗기고 핸드폰도 빼앗긴 뒤 폭행 당했다고 썼다. /그래픽 재구성=엄보운

“똑바로 서! 너 얼굴 X 같다. 어?"


한 골목길에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여학생이 무릎을 꿇고 있다.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에게 간절한 눈빛을 보낸다. "손 치워!" 고함과 함께 화면 밖에서 날아온 손바닥이 여학생의 얼굴을 후려친다. "언니 잘못했어요. 아악!"


여학생 집단 폭행 사건이 또 발생했다. 이번엔 전북 익산이다. 여러 명이 한 명을 때리고, 그것을 동영상으로 찍는 행태가 한 달 전 수원에서 발생한 '06년생 집단 폭행 사건'과 판박이다.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자 “또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거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가해자를 엄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도 소년원 송치와 같은 보호처분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잘못했어요" 빌어도 무릎 꿇린 채 뺨 때린 여고생들

지난 20일 페이스북에 한 여학생이 다른 여학생들로부터 집단 폭행당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주황색 옷을 입은 여학생이 주변에 있는 다른 여학생들에게 뺨을 연속해서 맞는 모습이 담겼다.


피해자는 "잘못했어요"라며 무릎 꿇고 빌었지만 가해자들은 꼼짝하지 않고 오히려 "아 XX 웃겨"라며 비웃는다. 이들은 피해자의 머리를 잡고 이마를 때리기도 했다. 가해자들은 뺨을 맞은 피해자가 비명을 지르자 "소리 내지 말라고 했지"라고 다시 때린다. "조용히 하겠다"고 다짐하는 피해자 앞에서 키득키득 웃기도 했다. 영상에는 나오지 않지만 침 뱉는 소리도 들린다. 이후 화면에 잡힌 피해자 자리에는 침이 묻어있다.


익산경찰서는 이 영상에서 폭력을 휘두른 가해자 2명을 집단폭행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해자 채모(16) 양은 중학교 3학년, 가해자 둘은 고등학교 1학년이다.


동영상에 찍힌 영상은 전체길이가 1분 30초 남짓하지만 경찰에 따르면 폭행은 1시간 가량 이어졌다. 손찌검이 40여 차례 있었고 허벅지에 담뱃재를 터는 일도 있다고 했다. 피해자는 이날 폭행으로 전치 2주 상해 진단을 받았다.

"너 때문에⋯ " 집단 폭행 이유는 2만원?

가해자들이 피해자를 때린 이유는 불명확하다.


피해자 채양은 경찰 조사에서 "(언니들이) 자신들의 말을 따르지 않고 짜증이 난다는 이유로 뺨을 때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 속 가해자들은 폭행 중간에 "너 때문에 2만원이 날아갔다”고 피해자를 몰아세웠다.


폭행 이유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해당 영상을 포함해 여러 증거자료를 토대로 수사 중"이라며 "피의자들이 미성년자라 자세한 수사상황을 밝히는 건 어렵다"고 말했다.


가해자들은 폭행 이후에도 피해학생에게 연락해 욕설을 했다. /페이스북 페이지 캡처

가해 여고생, 피해자 엄마에게 "나대지 말아라" 당당

해당 영상을 페이스북에 처음 올린 게시판 관리자는 "영상 속 피해 여학생과 여학생 부모님까지 연락 후 사건을 널리 알려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며 "피해 학생 어머님 말씀으로는 '우리 딸의 잘못도 있지만 이건 너무 과하다'고 했다"고 전했다.


피해 학생과 피해 학생 어머니의 제보 내용이 담긴 페이스북 글 /페이스북 캡처


그러면서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직접 (피해 학생 어머니에게) 전화 오더니 '아줌마 나대지 말어라(마라), 꼽으면(아니꼬우면) 남부(익산 터미널 뒤 모텔촌)로 와라'고 했다"고 전했다.


게시물에 따르면 피해자는 "사건 이후에도 페이스북 메신저로 단체 방을 만들어 저를 강제로 초대하고 욕설을 퍼부었다. 나가면 강제로 초대해서 또 욕을 했다"며 현재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패해자는 "그때 상황이 꿈에 나올 정도로 너무 힘들다"라며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성년자 사건이니 이번에도 솜방망이 처벌?

가해 학생 나이를 기준으로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이면 ‘소년범’이다. 소년범은 같은 범죄를 저질러도 약한 처벌을 받는다. 나이가 어린만큼 사회가 교화해야 한다는 목적에서다. 현행 소년법은 살인을 저질러도 19세 미만이라면 징역 15년 이하를 선고하도록 하고 있다.


‘법정 최고형’은 15년이지만 흉악 범죄에 대해 대부분 징역 5년 남짓한 선고가 내려진다. 이른바 ‘어금니 아빠’ 사건에서 아빠를 도와 친구를 살해하는데 역할을 하고 시체를 유기한 이모(15)양이 대표적이다. 이양은 지난해 대법원에서 장기 6년, 단기 4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장기 6년, 단기 4년’이란 4년을 채운 뒤 교화 여부에 따라 조기 출소가 가능하고 최대 징역은 6년이라는 의미다.


이 정도 흉악한 범죄가 되어야 징역 4년 이상이 나오는 실정이다. 폭행 범죄 같은 경우엔 대부분 처벌을 유예해주고 있다.


흉악한 범죄를 저질러도 구속되는 일이 드물다. 만 19세 미만 청소년들에게는 주로 소년보호처분이 내려진다. 잘못을 뉘우치고 바른길로 갈 수 있도록 범죄에 따라 1호(감호 위탁)부터 10호(장기 소년원 위탁)까지 상대적으로 관대한 결정이 나온다. 형벌과 달라 전과(前科)가 남지 않는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소년범의 구속률은 1.2%(2018년 기준)이었다. 범죄소년에게 강력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검거된 범죄소년(만 14세 이상 만 18세 이하)은 총 37만 4482명이다. 이중 4대 강력범죄(살인·강도·절도·폭력)로 인한 검거인원은 21만7004명으로 전체의 57.9%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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