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목 조르자 커피포트로 내리쳤다면…법원은 정당방위로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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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목 조르자 커피포트로 내리쳤다면…법원은 정당방위로 볼까

2025. 11. 05 10:39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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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졸려 죽을 것 같았다" 피고인 진술 일관

초등학교 동창의 머리를 커피포트로 내리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위험한 물건'인 커피포트로 초등학교 동창의 머리를 내리쳐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이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지만, 법원은 "목이 졸려 죽을 것 같아 저항했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여 정당방위를 인정했다.


사건은 2022년 12월 20일 새벽 한 호텔 객실에서 발생했다. 피고인 A씨는 초등학교 동창인 B씨(남, 39)와 술을 마신 뒤 호텔에 투숙했다. B씨가 잠시 A씨만 남겨두고 호텔을 떠났다가, A씨의 잦은 전화를 받고 다시 돌아오면서 두 사람 간의 시비가 시작됐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B씨와 시비가 붙자 화가 나 객실에 있던 커피포트를 집어 들어 B씨의 정수리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B씨는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두피 열상을 입었고, 커피포트 역시 부러졌다.


"죽을 것 같아 저항"…일관된 A씨 진술과 멍 사진

하지만 A씨의 주장은 검찰의 공소사실과 정반대였다.


A씨는 사건 직후 출동한 경찰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B씨가 먼저 내 가슴 위에 올라타 양손으로 목을 졸랐다"며 "발버둥을 치다가 죽을 것 같아서 벗어나기 위해 바닥에 있던 커피포트로 B씨의 머리를 한 차례 때렸다"고 진술했다.


법원은 A씨의 주장이 더 신빙성 있다고 판단했다. A씨가 수사기관에 제출한 사진에는 목의 흉터, 턱과 목 부분의 동그란 멍자국, 가슴과 팔의 멍 등이 선명하게 확인됐다.


A씨 역시 경추의 염좌 및 긴장 등으로 2주간의 치료를 요한다는 상해진단서를 받았다. 이는 "B씨가 목을 졸랐다"는 A씨의 진술과 정확히 부합하는 증거였다.


피해자 B씨의 오락가락 진술, 결정적 증거된 'B씨의 유죄'

반면, 피해자 B씨의 진술은 일관성이 없었다.


B씨는 현장 경찰관에게는 "A씨와 멱살잡이를 하며 뒹굴다 맞았다"고 했다가, 이후 경찰 조사에서는 "객실에 들어가자마자 A씨가 커피포트로 코를 때렸고, 넘어진 나를 발로 밟고 의자로 5~6회 내리쳤다"며 "피고인을 밀치거나 멱살을 잡는 등 신체접촉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검찰 조사에서도 "목을 조른 사실이 없다"고 재차 부인했다.


법원은 "B씨의 진술은 A씨의 목과 턱 부분의 흉터 및 멍 사진과 명백히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B씨 역시 이 사건으로 A씨에게 고소당해 유죄가 확정됐다는 사실이었다.


B씨는 같은 날 호텔에서 A씨의 몸 위에 올라타 양손으로 목을 졸라 2주간의 상해를 가한 혐의로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확정받은 상태였다. 피해자가 사실은 먼저 폭행을 가한 가해자였음이 법적으로 인정된 셈이다.


법원 "정당방위 및 긴급피난 해당"…모두 무죄

서울동부지법 이민지 판사는 "피고인(A씨)의 공소사실 기재 행위는 B씨가 피고인의 몸 위에 올라타 양손으로 목을 조르자 자신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것으로서 상당성이 있다고 판단된다"며 정당방위를 인정했다.


또한 커피포트를 망가뜨린 재물손괴 혐의에 대해서도 "자신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상당한 행위로써 긴급피난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에 따라 법원은 A씨의 특수상해와 재물손괴 혐의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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