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인 줄 알았는데…연 170% 이자 받는 불법사금융업자, 고소 되나요?
친구인 줄 알았는데…연 170% 이자 받는 불법사금융업자, 고소 되나요?
1년간 13번 돈 빌려 1억 8000만원대 갚아
욕설 문자에 '연속 50통' 전화까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지인 B씨에게 약 1년간 급전을 빌려썼다. 그런데 갚아도 갚아도 빚은 줄지 않았고, 독촉은 날로 험악해졌다.
알고 보니 지인인 줄 알았던 B씨의 거래 방식은 불법 사채업자와 다를 바 없었다.
B씨를 무등록 불법사금융업으로 처벌하고 이 빚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연이율 170% 넘는 살인 이자…'대환대출'로 빚 부풀리기
A씨는 지인 B씨에게 총 13회에 걸쳐 돈을 빌렸다. 거래 방식은 기이했다.
가령 1500만원을 빌리면 3주 동안 매주 550만원씩 총 1650만원을 갚는 식이었다.
3주 만에 원금의 10%에 달하는 150만원을 이자로 내는 구조다. 연이율로 환산하면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를 훌쩍 넘는 약 174%에 달한다.
기존 빚을 새로운 빚으로 갚는 '대환거래'도 있었다. 실제로 받은 돈은 950만원뿐인데, 기존 채무 550만원을 갚은 것으로 처리해 총 1500만원의 새 빚을 지게 만드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1년간 A씨가 빌린 돈은 총 1억 9000만원대에 달했고, 갚은 돈만 1억 8000만원대였다. 그런데도 B씨는 A씨에게 빚이 남았다고 주장했다.
'지인 간 거래'도 불법사금융업 될 수 있다
B씨의 행위는 무등록 불법사금융업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있다. 변호사들은 '지인 간 거래'라는 점만으로 불법 대부업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법무법인 창세 김정묵 변호사는 "단순히 지인끼리 한두 번 돈을 빌려준 수준과는 차이가 있다"며 "약 1년간 13회, 총 1억 9000만원 상당을 동일한 방식으로 반복했다면 다른 채무자의 증거가 없더라도 무등록 대부업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정벽 김인규 변호사 역시 "1년간 13회에 걸쳐 반복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고율의 이자를 받은 구조라면 단순한 일회성 금전거래보다 무등록 대부업으로 판단될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적으로 등록을 하지 않고 영업하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다만 신중론도 나왔다.
법무법인 게이트 김병현 변호사는 "상대방이 지인 한 명에게만 돈을 빌려준 것이라면 '업으로' 했다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며 "증거 없이 고소했다가 무고죄 등 역고소를 당할 수 있으므로 추가적인 증거를 수집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돈 갚은 A씨, 오히려 돈 돌려받을 수도
변호사들은 A씨가 B씨에게 더 이상 갚을 돈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초과 지급한 돈을 돌려받을 수도 있다고 봤다. 이자제한법상 연 20%를 초과하는 이자 약정은 무효이기 때문이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법정 이자율을 초과하여 지급된 이자는 원금에 우선 충당되며 원금이 모두 소멸한 이후에 지급한 돈은 부당이득이므로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며 "총상환액이 1억 8000만원에 달하므로 합법적인 이자율로 재계산 시 오히려 A씨가 금원을 돌려받을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도 "거래별 실제 수령액과 상환액을 표로 작성해 법정 최고이자율을 초과한 부분을 다시 계산해야 한다"며 "초과이자는 원금에 충당되고 원금이 모두 소멸했다면 반환청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A씨가 제기할 수 있는 민사소송은 채무가 없음을 확인하는 '채무부존재확인소송'과 초과 지급액을 돌려받는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이다.
욕설 문자와 '전화 50통'…그 자체로 별개의 범죄
B씨의 불법 행위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A씨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욕설 문자를 보내고, 한 번에 50여 통씩 연속으로 전화를 걸기도 했다.
변호사들은 이 행위 자체가 별도의 범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반향 정찬 변호사는 "욕설 문자와 반복적인 전화도 내용·횟수·시간대에 따라 별도의 불법 추심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모두 보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행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채권추심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전화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이를 어기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피해예방권고문]
「불법사금융 피해에 노출된 경우 금융감독원(1332)에 신고하여 필요한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과다채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 서민금융진흥원(1397) 또는 신용회복위원회(1600-5500)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