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촬죄 자수하고 합의했는데…과거 '야동사이트' 다운로드, 처벌받나요?
카촬죄 자수하고 합의했는데…과거 '야동사이트' 다운로드, 처벌받나요?
기소유예 앞두고 터질까 불안
수사 중인 사이트서 불법촬영물 결제 이력 발견될까 우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카메라등이용촬영죄(카촬죄) 미수로 자수한 A씨.
피해자와 합의까지 마쳐 검사의 선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과거 불법촬영물을 돈 주고 내려받았던 일이 뒤늦게 마음에 걸리기 시작했다. 당시 이용했던 야동 사이트가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해 8월 카촬죄 미수 혐의로 자수한 뒤 경찰 조사를 받았다. 초범이었고, 디지털 포렌식 결과 다른 범죄 혐의(여죄)는 나오지 않았다. 이후 형사조정 절차를 통해 피해자와 합의하고 처벌불원서까지 받았다.
검찰 처분만 남은 상황에서 A씨는 과거의 일이 떠올라 불안에 떨고 있다. 자수하기 전, 야동 사이트에 가입해 돈을 충전하고 불법촬영물을 다운로드한 적이 있었던 것이다. 영상은 즉시 지웠고 따로 저장하거나 유포하지는 않았다.
곧 기소유예(공소 제기를 미루는 검사의 처분)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는 상황에서, 만약 과거의 다운로드 기록이 드러나면 어떻게 되는 걸까?
불법촬영물, 돈 내고 다운로드했다면 '처벌 대상'
결론부터 말하면, 불법촬영물이라는 사실을 알면서 구매·소지·시청했다면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일반적인 성인 영상물 시청과는 법적 무게가 완전히 다르다.
법무법인 감명 도세훈 변호사는 "다운로드하셨던 영상이 일반적인 성인물이 아닌 '업스커트 영상(불법촬영물)'이라면, 이는 단순 음란물 소지와 달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소지 및 구입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이트에 대한 수사는 주로 결제 내역이나 접속 기록 추적을 통해 이뤄진다. 따라서 A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에서 다른 혐의점이 나오지 않았더라도, 수사기관이 사이트의 결제 기록을 확보하면 A씨의 과거 행적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기존 사건 포렌식에서 여죄 없음이 확인되었다 하더라도, 이와 별개로 금융 거래 추적 등을 통해 질문자님의 과거 다운로드 이력이 밝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섣부른 자수는 독' vs '솔직한 게 최선'…변호사들 의견 갈려
이처럼 잠재적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두고 변호사들의 의견은 갈렸다. 섣불리 움직이기보다 현재 진행 중인 사건의 처분을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과, 지금이라도 자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다수의 변호사는 A씨가 수사기관으로부터 아무런 연락을 받지 않은 만큼, 기소유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김상훈 변호사는 "현 단계에서는 진행 중인 카촬 사건의 검찰 처분이 확정될 때까지 신중하게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 시점에서 성급히 추가 자수를 하는 것은 현재 사건의 기소유예 가능성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법률사무소 유(唯) 박성현 변호사 역시 "현 단계에서는 불필요한 추측으로 불안을 키우기보다 검사 처분을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반면, 결제 기록이 명확하다면 지금이라도 자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법무법인 리버티 김지진 변호사는 "이체내역 등 포인트 구매를 위한 결제내역 있다면 반드시 지금은 자수를 고려하셔야 한다"며 "지금은 솔직한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나중에 수사를 통해 밝혀지는 것보다 자수를 통해 선처를 구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판단이다.
만약 추가 수사받게 된다면…'엄벌' 가능성은 낮아
만약 A씨의 우려대로 과거 다운로드 건으로 추가 수사를 받게 되더라도, 앞선 사건의 자수 및 합의 이력은 유리한 사유로 참작될 수 있다.
법리적으로 A씨의 불법촬영물 다운로드 시점은 카촬죄 미수 사건의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므로, 두 사건은 '경합범'(판결이 확정되지 않은 여러 죄) 관계에 해당한다.
도세훈 변호사는 설령 추후 별건으로 수사가 진행되더라도 앞선 사건을 자수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 등은 참작 사유가 된다고 설명했다.
도 변호사는 "과거의 단발성 다운로드가 밝혀지더라도 이미 삭제했고 유포 정황이 없다면, 기존 사건의 기소유예 처분 등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어 구속되거나 엄벌에 처해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