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연극 5분 전 취소…110% 환불이면 끝? 법적으로 '훨씬' 더 받을 수 있다
박정민 연극 5분 전 취소…110% 환불이면 끝? 법적으로 '훨씬' 더 받을 수 있다
박정민 출연 연극 '라이프 오브 파이' 당일 취소 사태
관객들 '기만당했다' 분통
법조계 "실제 손해 배상 청구권 막지 못해"

배우 박정민이 출연하는 연극이 공연 5분 전 취소됐다. 제작사는 110% 환불을 제시했다. /인터파크티켓
설레는 마음으로 객석에 앉아 막이 오르길 기다리던 관객들에게 날벼락이 떨어졌다. 지난 10일, 배우 박정민의 8년 만의 연극 복귀작 '라이프 오브 파이'가 공연 시작 5분을 남기고 돌연 취소된 것이다.
제작사는 "기술적 문제로 안전을 고려해 취소했다"며 "결제 금액의 110%를 환불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차를 쓰고 지방에서 올라오거나, 숙소를 예약한 관객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과연 제작사가 제시한 110% 환불로 법적 책임은 끝나는 걸까. 교통비, 숙박비, 그리고 허탈감에 대한 보상은 받을 수 없는 걸까. 법적으로 꼼꼼히 따져봤다.
110%는 합의안일 뿐… 법적으로 '전액 배상' 청구 가능
결론부터 말하면, 관객들은 110% 이상의 금액을 요구할 수 있다. 제작사의 110% 환불 공지는 일방적인 보상안일 뿐, 관객이 가진 법적 권리를 제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는 명백한 계약 위반(채무불이행)에 해당한다. 민법 제390조에 따라 관객은 제작사의 귀책 사유로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있다.
법조계는 손해 범위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통상손해와 특별한 사정으로 인한 특별손해다. 이번 사건에서 쟁점이 되는 교통비와 숙박비는 어디에 해당할까.
교통비는 '통상손해'로 인정… KTX·기름값 다 받을 수 있다
가장 확실한 배상 항목은 교통비다. 대법원 판례는 후유장애 치료를 위해 병원을 오가는 교통비도 손해로 인정하고 있다. 하물며 공연을 보기 위해 공연장까지 이동한 비용은 당연히 통상손해에 포함된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따라서 관객들은 대중교통비, 자가용 유류비, 통행료 등 왕복 교통비 전액을 청구할 수 있다. 영수증이 있다면 가장 좋고, 없더라도 거리와 교통수단을 고려한 상당액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박정민 보러 서울 왔는데"… 지방 관객, 숙박비도 받나
지방에서 올라온 관객이 쓴 숙박비는 어떨까. 이는 '특별손해'에 해당한다. 원칙적으로는 배상이 어렵지만, 제작사가 "관객들이 멀리서 와서 숙박할 것"이라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면 배상 책임이 생긴다.
이번 공연은 인기 배우 박정민의 8년 만의 연극 복귀작이었다. 전국 각지에서 팬들이 몰릴 것은 누구나 예상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법조계는 숙박비 역시 제작사가 예견 가능한 손해로 보아, 영수증 등 증빙이 있다면 전액 청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 연차 돌려내"… 휴가비와 위자료는?
직장인들이 가장 억울해하는 연차 사용에 대한 보상은 다소 까다롭다. 연차를 썼어도 급여는 나오기 때문에 금전적 손실을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연차 사용으로 인해 다른 부업 기회를 날렸거나 구체적인 금전 손실이 입증된다면 배상받을 여지는 있다.
오히려 주목할 것은 정신적 위자료다. 공연 당일, 그것도 시작 5분 전에 취소 통보를 받은 정신적 충격은 크다. 과거 법원은 드론 쇼가 당일 취소된 사건에서 관객들의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인정한 바 있다.
법조계는 이번 사태의 특수성(임박한 취소 시점, 높은 기대감)을 고려할 때, 티켓 가격의 10~50% 수준의 위자료가 추가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그래서 얼마까지?… "최대 티켓값의 3배까지 청구 가능"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몇 퍼센트까지 더 받을 수 있을까.
서울 인근 거주자라면 티켓값 외에 교통비와 위자료를 합쳐 티켓 가격의 약 140~160% 수준의 배상이 가능해 보인다.
지방에서 올라온 원거리 관객의 경우 셈법이 달라진다. KTX 왕복 비용(약 15만 원), 숙박비(약 10만 원), 식비, 위자료 등을 모두 합산하면 티켓 가격의 300%에 달하는 금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 모든 권리를 찾기 위해서는 증거가 필수다. 교통비 영수증, 숙박 예약 확인서 등을 꼼꼼히 챙겨 내용증명을 보내거나 소비자분쟁조정을 신청하는 것이 첫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