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제 봉투 동난다" 사재기 조짐⋯ 일반 소비자도 사재기하면 처벌받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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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량제 봉투 동난다" 사재기 조짐⋯ 일반 소비자도 사재기하면 처벌받을까?

2026. 03. 25 15:25 작성2026. 03. 25 15:26 수정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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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시민 대량 구매는 무죄

매크로·되팔이는 얘기가 다르다

‘비닐 대란’ 불안에 종량제 봉투 사재기 조짐까지 나타났지만, 서울시는 재고가 4개월 치 넘게 쌓여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서울시 25개 자치구는 평균 약 4개월 치(약 6900만 장)의 종량제 봉투 재고를 확보하고 있다. 종량제 봉투는 원유를 정제해 생산하는 석유화학 원료인 '나프타'를 활용해 만들어진다.


최근 중동전쟁의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비닐 대란'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확산했고, 실제 일부 현장에서는 사재기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에 서울시는 "재고가 충분해 사재기할 필요가 없으며, 제작 단가가 오르더라도 가격은 구청 조례로 정해져 있어 20L 기준 490원의 가격은 그대로 유지된다"고 진화에 나섰다.


사업자의 '사재기'는 징역 3년 이하 중범죄


그렇다면 이처럼 불안감을 틈타 물건을 싹쓸이하는 행위는 법적으로 어떤 처벌을 받을까.


우리 법은 '물가안정에 관한 법률'을 통해 폭리를 목적으로 물품을 매점하거나 판매를 기피하는 매점매석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이 법 제26조에 따르면, 매점매석 행위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또한 범죄와 관련된 물품은 몰수되며, 해당 물품을 몰수할 수 없을 때는 그 가액을 추징당할 수 있다.


종량제 봉투의 원료인 나프타 역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에 따라 폭리 목적의 사재기가 금지된 품목이다. 다만, 이러한 매점매석 범죄는 이른바 전속고발죄에 해당하여, 주무부 장관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일반 소비자의 단순 구매는 무죄⋯'매크로' 쓰거나 '되팔이'하면 처벌


그렇다면 마트나 편의점에서 종량제 봉투를 한가득 사들이는 일반 시민들도 처벌 대상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반 소비자의 단순한 대량 구매는 현행법상 처벌이 어렵다.


물가안정법 제7조의 매점매석 금지 규정은 그 대상을 '사업자'로 명확히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형법에도 일반 소비자의 단순 구매 행위를 처벌하는 별도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일반인이라도 예외적으로 처벌받는 경우가 있다. 첫째는 부정한 방법을 사용했을 때다.


만약 일반 소비자가 매크로 프로그램 등 위계나 위력을 사용하여 유통업체의 정상적인 판매 시스템을 교란했다면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


실제 코로나19 사태 당시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마스크를 대량 구매한 피고인들에게 법원은 업무방해죄를 적용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또는 최대 10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한 바 있다.


둘째는 구매 목적이 '재판매(되팔기)'인 경우다. 일반 소비자라 할지라도 자신이 쓸 목적이 아니라 웃돈을 얹어 되팔 목적으로 대량 구매를 했다면, 사실상 '사업자'의 행위로 간주되어 물가안정법 제7조의 적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조례로 정해진 종량제 봉투 가격을 초과해 판매했다면 별도의 법적 문제에 휘말릴 수 있다.


종량제 봉투는 지자체가 지정한 판매소에서만 팔 수 있어, 개인이 중고 플랫폼 등에서 웃돈을 얹거나 심지어 원가에 되파는 행위 자체도 폐기물관리법 위반으로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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