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기구에 깔려 내장 파열⋯ 6살 아이는 어디서 보상받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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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기구에 깔려 내장 파열⋯ 6살 아이는 어디서 보상받아야 하나

2019. 10. 25 18:01 작성
안세연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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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 운동기구 이용하던 6살 여아, 내장 파열 '중상'

공공시설 이용하다 다쳤다면, 꼭 '소송'으로만 해결해야 할까?

[원형 바퀴가 분리된 운동기구] 어깨 돌리기 운동 기구를 이용하던 6살 여아가 본체에 분리된 원형 바퀴에 깔려 사고를 당했다. 조사 결과 고정하는 볼트가 잘못 조여져 사고가 난 것으로 드러났다. /몰테일스토리 네이버 카페

산책로에 방치된 운동기구에서 10kg짜리 쇠뭉치가 떨어져 6살 여자아이 내장이 파열되는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사고의 원인은 지방자치단체의 미흡한 업무처리인 것으로 드러났지만 피해자가 피해를 구제받으려면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한다. 이런 사고가 벌어지면 누구에게 책임을 묻고 어떻게 배상을 받아야 할까.

관할 구청 "현행법상 공공 운동 기구 관리 방법 규정 없다"

사고는 지난 19일 수원시 권선구의 한 산책로에서 발생했다. 산책로 한쪽에 있는 ‘어깨 돌리기’ 운동기구를 이용하던 A(6)양 배 위로 원형 바퀴가 분리돼 떨어졌다. 바퀴 무게는 약 10kg였다. 이 사고로 A양은 십이지장, 쓸개 등 주요 장기가 파열됐다. A양은 현재 중환자실에 있다.


사고의 직접적 원인은 손잡이와 본체를 연결하는 볼트가 느슨하게 조여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상 고장 난 채 방치돼있었던 것이다. 관리 주체인 권선구청과 수원시, 해당 기구를 설치한 외부업체 등에 모두 일정한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선구청 측은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미리 인지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직원들이 순찰할 때마다 운동 기구를 점검하고 있는데도 알아채지 못했다”며 “현행법상 공공 운동 기구의 관리 방법⋅주기를 규정하는 내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수원시도 별도 안전관리인을 두지 않고 하천감시원들에게 업무를 맡겨왔지만 사고를 막지 못했다.

공공기구 이용하다 사고⋯정확히 누구에게 책임 물어야 하나?

책임 소재는 이후 복잡한 과정을 거쳐 가려지겠지만, 지금으로선 시설물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지자체)가 안전 의무를 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하는 내용이 없다”며 “피해 아동 측에서 사고의 책임 소재를 가려달라고 의뢰하면 조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책임 소재를 가려달라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법률 전문가들은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우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직접 법률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 근거는 국가배상법 제 5조다. 해당 법은 “도로나 하천 등 공공 영조물의 설치 및 관리 하자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하였을 때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어려운 점이 있다. 피해 발생과 인과 관계 등을 입증할 책임이 피해자에 있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변호사 권우현 종합 법률사무소’의 권우현 변호사는 “소송에 들어갈 경우 먼저 시설물 관리 주체 등에 따라 국가, 지자체, 담당 공무원 등으로 책임을 물을 피고를 확정하는데, 어려운 점이 많다"고 했다.


그 이유를 “실무를 맡아본 결과에 따르면 피고가 된 공무원이 피해의 직접적인 가해자가 아니고, 인사상 책임 문제도 있기 때문에 잡아떼기 일쑤”라며 “객관적인 증거가 없으면 책임을 묻기가 힘들다”고 설명했다.


다른 방법은 없을까.

"소송보다 간단한 방법 있다" 이장우 변호사가 알려주는 보상 방법은?

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지자체배상책임 보험’ 청구다. 지자체가 해당 내용을 담보하는 보험에 가입된 경우 그 한도 내에서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 지자체와 계약한 손해보험사가 전담해 배상하게 된다.


각 지자체는 보통, 이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 이번 사고의 관리 주체인 권선구청도 수원시 통합으로 삼성화재 보험에 가입했다. 이른바 ‘영조물배상책임 보험’이다.


이날 사건을 검토해본 법무법인 서울의 이장우 변호사는 “청구가 충분히 가능한 사안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청구를 위해선 피해자가 지자체에 접수하거나 삼성화재 등 보험사에 직접 청구하면 된다. 이때 본인의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증거자료와 관련 서류가 필요하다. 이후 보험사가 조사를 진행하면 결과에 따라 보상 여부 및 금액이 결정된다.


필요한 서류는 △배상 청구 신청서 △상해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병원 진단서 및 진료비 내역 △사고경위서와 같은 사고입증자료 △피해 사진 등이 있다.


보상 금액의 범위는 1인당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5억원까지 범위가 넓다. 치료비와 위자료, 일실수입, 기타손해금 등이 모두 포함된다. 통상 보험금에서 공제되는 자기부담금도 지자체가 부담한다.

예상되는 보상 범위는...

비슷한 사건에서 실제 지자체가 보험금을 배상한 전례가 있다.


지난해 9월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도로에 파인 6~7cm 깊이의 구멍 때문에 넘어진 사고가 있었다. 운전자는 전치 12주 부상을 입었다. 이 사건에서 구로구는 배상책임보험을 통해 피해자에게 2000만원을 지급했다. 당시 지자체의 책임은 70%로 인정됐다.


운동기구에 깔려 다친 6살 아이는 위 사례에 비해 피해 정도가 훨씬 중상이다. 사고 원인 역시 지자체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때문에 배상금이 훨씬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날 권선구청 측은 ‘배상책임 보험’ 등을 통해 피해 아동의 치료비를 배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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