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와 바꾼 거짓말⋯ 학생 11명 감염시킨 '대학생 학원강사'의 최후를 예상해 봤다
미래와 바꾼 거짓말⋯ 학생 11명 감염시킨 '대학생 학원강사'의 최후를 예상해 봤다
클럽 방문해 '코로나19' 감염된 대학생⋯방역 당국에 '무직'이라 속였지만
실제로는 학원강사로 일해⋯역학조사 거짓말로 접촉자 확인 늦어져
감염병예방법·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 예상⋯변호사들 "징역형 예상된다"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천 지역에 확산하는 가운데 13일 코로나19 확진자가 3명 발생한 인천시 미추홀구 한 학원이 텅 비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이태원 클럽에 방문했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인천의 학원강사 A씨. 방역 당국 조사에서 직업을 '무직'으로 말했다가 학생 등 11명을 무더기로 감염시켰다.
A씨의 최초 거짓 진술 때문에 방역 당국은 그가 학생들과 접촉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 A씨의 진술이 이상하다고 여긴 당국이 뒤늦게 조사한 결과 모든 사실이 밝혀졌다.
인천시는 직업 등을 속인 A씨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징역형 또는 벌금형이 예상되는 사안으로, 실제 처벌로 이어진다면 현재 대학생인 A씨의 향후 취업 문제에 막대한 지장을 줄 수 있다.
A씨가 처벌받을 가능성과 취업에 미칠 영향은 어떻게 될까. 변호사들과 함께 알아봤다.
지난 2일에서 3일로 넘어가는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의 킹클럽 등을 방문한 A씨는 지난 9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문제는 그가 이날 역학조사를 받으며 자신의 직업을 무직이라고 밝혔다는 데 있었다.
A씨가 "이태원을 다녀온 적도 없고, 직업도 없다"고 한 탓에 방역 당국은 그가 접촉한 사람을 제대로 특정하지 못했다. A씨는 지난 6일 학원에 나가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아이들을 가르쳤고, 다음 날인 7일엔 연수구의 한 가정집에서 마스크를 쓰고 중학생에게 과외 수업을 진행했다.
A씨는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본격적인 심층 역학조사를 받았는데, 결국 지난 12일 거짓말이 들통났다. 경찰서에서 제공한 A씨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가 결정적이었다. 거짓말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난 9일 확인할 수 있었던 동선이 3일이나 지나서 확인된 것이다.
그 결과 A씨와 접촉한 사람들은 전염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학원 수강생 5명, 과외 학생 2명이 그런 케이스였다. 연쇄적으로 과외 학생의 어머니 등 성인 4명도 대응이 늦었다.
더 큰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감염된 학생 중 두 명이 감염 사실을 모르고 각각 교회에 방문해 신도들과 만났다. 인천시는 이 교회 신도 1050명에게 진단검사를 받게 했다. 추후 더 많은 사람들이 확진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A씨의 거짓말이 빚어낸 결과는 간단하지 않다. 2차·3차 감염뿐 아니라 관련 기관의 행정력도 엄청나게 낭비하게 만들었다. 변호사들은 이런 점을 고려해 A씨의 처벌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법률사무소 덕률의 이광웅 변호사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감염병예방법) 제18조 3항 1호에 따라 감염병 검사를 받는 피험자는 거짓말을 해선 안 되며, 이를 위반했을 때 동법 79조로 처벌받는다"고 하며 "A씨의 행동은 이 조항에서 금지하는 행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조항은 "누구든지 질병관리본부장, 시⋅도지사 등이 실시하는 역학조사에서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행위를 해선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 조항을 위반할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변호사는 "이태원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극심하고 이로 인해 다시 사회적 노력이 강구돼야 한다는 점, 허위신고로 2차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A씨가 징역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법무법인(유한) 예율의 최용문 변호사도 "A씨는 학원강사임에도 무직이라고 진술함으로써, 역학조사를 방해한 결과를 초래했다"고 했다.
이어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9조 1호에 의한 처벌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 얼마나 형량이 나올지 예측이 어렵다"면서도 "첫 적용에서 법원은 형량을 크게 선고하지 않는 경향이 있고, A씨의 거짓은 국가의 조사로 금방 드러났기 때문에, 징역형보다는 벌금형이 선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의 행동이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공무를 수행하는 공무원들의 업무를 방해했을 때 적용되는 범죄다. 법무법인 오른의 박석주 변호사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적용도 가능해 보인다"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해당하기에 처벌 수위가 높다"고 했다.
이 변호사도 "확진 환자가 아니면서 확진 환자인 척한 유튜버들을 접촉한 경찰관들이 자가격리된 적이 있다"며 "이 유튜버들을 구속한 사례가 있는데, 이런 실례에 비춰보아 A씨에게 공무집행방해죄 적용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법률 자문

A씨가 '어떻게' 처벌되는지도 중요한 문제다. A씨가 적용받게 될 감염병예방법 조항과 공무집행방해죄는 징역형 또는 벌금형으로 처벌하는데, 어느 쪽이냐에 따라 향후 A씨의 취업 활동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국가시험인 공무원시험의 경우 처벌 전력에 따라 응시가 제한된다. 국가공무원법 제33조(결격사유)는 법원 판결 등에 따라 자격이 상실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거나, 선고유예를 받고 선고유예 기간 중에 있는 경우 공무원에 임용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고형은 벌금형과 징역형 사이에 있는 형이다. 벌금형보다는 무겁고, 징역형보다는 가볍다. 즉 A씨가 벌금형을 받으면 공무원 임용이 가능하지만, 징역형을 받으면 어려워진다.
물론 징역형을 선고받았더라도 집행 종료 후 5년이 지나면 공무원시험을 볼 수 있지만, 5년은 취업 준비생에게 짧지 않은 시간이다.
사기업 취업을 준비한다고 해서 안심할 수 없다. 경찰서 등에 취업자들의 신원조회를 하는 기업도 있기 때문이다. 신원조회는 범죄 사실, 학력 등 개인의 신원에 대한 기록을 조회하는 것이다. 그 결과에 따라 회사는 자사에 맞는 인재가 아니라고 판단해 채용을 하지 않을 수 있다. 보통 범죄경력조회를 하는 곳은 공무원, 대기업, 금융기관, 보안업체 등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