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순서 조작했다" 인정한 '골때녀' 제작진…사과만 하고 법적 책임은 안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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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순서 조작했다" 인정한 '골때녀' 제작진…사과만 하고 법적 책임은 안 지나

2021. 12. 24 18:09 작성2021. 12. 24 18: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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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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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골때리는 그녀들' 제작진 조작 의혹 인정 "편집 순서 일부 바꿨다"

시청자 속였는데 제작진이 지게 될 법적 책임은?

SBS '골때리는 그녀들' 제작진이 편집 조작 의혹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SBS '골때리는 그녀들' 화면·홈페이지 공지사항 캡처

조작 의혹에 휩싸였던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 골때녀는 여성 연예인 등이 팀을 이뤄 축구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으로 최근 인기를 얻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지난 22일 방송분이 이상하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해당 방송은 FC구척장신이 FC원더우먼을 이긴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화면에 잡힌 스코어가 방송과는 달랐던 것.


논란이 계속되자 24일, 제작진은 결국 조작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실제와 다르게 편집을 통해 순서를 일부 변경해 방송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도 "경기 결과와 최종 스코어는 방송된 내용과 다르지 않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시청자들을 속였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렵다. 그런데도 이렇게 사과만 하면 끝나는 걸까.


시청자 속인 건 맞지만 법적 책임 물을 수 없다

로톡뉴스는 먼저 제작진에게 적용할 수 있는 여러 법조항 등을 검토해봤다. 먼저, 누군가를 속였을 때 고려하는 '사기죄'를 살펴봤다. 골때녀 제작진은 방송에서 시청자들을 속였다. 이는 제작진이 인정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사기당했다"고 느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골때녀에 사기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 사기죄는 ①타인을 기망(欺罔⋅남을 속여 넘김)해 ②재산상 이익을 취했을 때 성립한다. 제작진이 편집으로 시청자들을 속인 건 맞지만,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법률사무소 태희의 김경태 변호사는 "제작진이 조작한 영상으로 피해자들을 착오에 빠지게 만들어 제작진이나 방송사에 돈을 쓰게 하는 등 재산상 처분행위를 한 경우여야 사기죄라고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상황으로는 단순히 부도덕한 행위를 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전기통신기본법 위반은 어떨까. 이 법률은 "자기에게 이익을 줄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해 공연히 허위 통신을 한 자"를 처벌하고 있다(제47조 제2항). 제작진들은 방송(전기통신설비)을 통해 수익을 얻었으니 이 법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이에 대해 김경태 변호사는 "해당 조항도 적용이 어렵다"며 "순서 편집을 과연 '허위'로 판단할 수 있을지 애매하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제작진이 극적인 재미를 위해 과장한 정도로 판단될 것 같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태희'의 김경태 변호사. /로톡뉴스DB
'법률사무소 태희'의 김경태 변호사. /로톡뉴스DB

방송법 역시 관련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허위⋅과장 방송을 하더라도, 방송사를 형사적으로 제재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 이 때문에 현재로서 가능성이 높은 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행정조치다.


실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허위 사실을 방송하거나, 사실을 명백히 왜곡해 심의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방송통심심의위원회는 방송법(제100조 제1항)에 따라 다음과 같은 제재를 내릴 수 있다. ▲5000만원 이하의 과징금 ▲프로그램의 삭제나 정정⋅수정 ▲관계자에 대한 징계 ▲주의 또는 경고 ▲위반 정도가 경미한 경우 권고나 의견 제시 등이다.


하지만 조치가 이뤄진다고 해도 프로그램 삭제 등 강력한 제재는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5년 치(2015년~2020년) 통계에 따르면 전체 1480건 중 1208건(81%)에 대해서 권고, 의견 제시 등의 행정지도가 부과됐다.


즉, 대부분의 경우 '경고' 정도에 그쳤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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