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38건, 성형 부작용 소송…법원이 지적한 의사들의 '공통된 실수'
올해만 38건, 성형 부작용 소송…법원이 지적한 의사들의 '공통된 실수'
성형수술 전 '이 말' 못 들었다면? 38개 판결이 알려주는 의사의 배상 책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예뻐지려고 한 수술인데, 평생 지워지지 않을 흉터만 남았습니다"
최근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고통을 호소하며 법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5월까지만 해도 관련 민사 판결문이 38건이나 나왔을 정도다.
법원은 수술 자체의 성공 여부를 넘어, 의사가 '이것'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수술 결과에 책임을 져야 한다며 잇따라 환자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바로 수술 전 부작용에 대한 '설명의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선고된 성형수술 관련 손해배상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법원의 일관된 흐름을 포착했다. 수술 결과에 대한 의사의 책임을 따질 때, 수술 과정의 과실만큼이나 '사전 설명'을 다했는지를 핵심 잣대로 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5월 판결문을 통해 법원이 의사에게 배상 책임을 물린 결정적 이유를 짚어봤다.
사례 ① 코 재수술 후 괴사…'돼지코' 되고 이마에 7cm 흉터
중학생 시절 코 성형을 받았던 A씨는 2021년 12월, 한 성형외과에서 코 재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수술 다음 날부터 코끝이 새까맣게 변하는 등 괴사가 시작됐고, 이후 세 차례의 추가 수술을 더 받아야 했다.
결국 A씨는 코의 주요 부위가 80% 괴사해 결손됐고, 코끝이 들리는 '구축코(돼지코)' 변형과 함께, 이마 피부를 떼어 이식하는 수술로 인해 이마에 7cm 길이의 영구적인 흉터까지 얻게 됐다.
부산지방법원은 "의료진이 재수술의 위험성을 고려해 수술 전 면밀한 검사를 하지 않았고, 괴사 증상이 나타났음에도 즉시 보형물을 제거하는 등 최선의 조치를 다하지 않았다"며 의사의 과실을 인정했다. 또한 2~4차 수술에 대해서는 별도의 수술동의서를 받지 않은 점 등 설명의무 위반도 지적했다.
법원은 다만 "원고 역시 수술 후 흡연을 지속해 상처 치유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고려해, 의사의 책임을 60%로 제한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약 6,5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2025. 5. 27. 2023가단333692 판결).
사례 ② 리프팅 후 귀 주변에 흉터와 변형 남아
2020년 10월, B씨는 강남의 한 성형외과에서 안면거상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이후 양쪽 귀 주변에 총 12cm의 선명한 흉터가 남았고, 귓불이 아래로 당겨져 늘어나는 변형까지 발생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안면거상술에 흉터가 남는 것은 예상할 수 있지만, B씨의 경우 통상적인 수준을 넘어섰다"고 봤다. 특히 병원 측 수술기록이 부실해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다했음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의료상 과실이 추정된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또한 "영구적인 흉터가 남을 수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질타했다. 환자의 체질적 요인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보아 의사의 책임을 70%로 제한했지만, "피고들은 공동하여 약 5,100만 원을 배상하라"고 명했다(2025. 5. 27. 2023가단5394120 판결).
사례 ③ "수술은 문제없었지만, 설명 부족했다"
2019년, C씨는 과거 지방흡입술로 생긴 팔의 흉터를 없애기 위해 흉터성형술과 피부이식술을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더 참혹했다. 기존 흉터는 물론 피부를 떼어낸 사타구니 부위까지 새로운 흉터가 생겼고, 피부색이 얼룩덜룩해지는 등 상태가 악화된 것이다.
이 사건에서 법원의 판단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재판부는 수술 자체에는 의료진의 과실이 없다고 봤다. 하지만 의사가 3, 4차 수술을 진행하며 "반복된 수술로 흉터가 더 나빠질 수 있고, 피부이식으로 인해 새로운 흉터가 영구적으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수술상 과실은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오직 '설명의무 위반'만을 근거로 "피고 의사는 원고에게 위자료 8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2025. 5. 30. 2022가단5123116 판결).
법원 "설명 없는 수술은 위법"…환자의 '알 권리'에 무게

세 판결의 공통점은 명확하다. 법원이 성형수술의 결과를 두고 의사의 '설명의무'를 얼마나 중요하게 보는지를 보여준다. 의사들은 수술 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특히 흉터와 같은 영구적인 후유증에 대해 환자가 충분히 이해하고 수술 여부를 선택할 수 있도록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다.
판결문들은 "수술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재수술이나 추가 교정술의 경우, 기존 상태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면 더욱 상세하고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는 환자가 가진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함이다.
성형외과를 찾는 환자들 또한 수술의 긍정적 효과뿐 아니라 발생 가능한 모든 부작용에 대해 꼼꼼히 묻고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