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보험 가입' 계약서 명시 후 미가입, 임대인 귀책사유로 계약해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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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보험 가입' 계약서 명시 후 미가입, 임대인 귀책사유로 계약해지 가능

2025. 09. 24 15:3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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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내용증명으로 계약해지·보증금 반환 동시 요구 후 소송 준비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계약서에 '보증보험 가입'을 명시적으로 약속했던 집주인이 이를 어기고 잠적하면서, 수억 원의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처한 세입자의 사연이 법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어제까지만 해도 해지서를 써주겠다던 집주인이 갑자기 연락두절 됐습니다.” 갱신 계약서만 믿었던 세입자의 절박한 외침이다.


2019년부터 한집에 거주하며 두 차례 계약을 갱신한 A씨. 그는 최근 2025년 6월까지의 새로운 갱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임대인이 민간임대사업자였기에 보증보험 가입은 당연한 조건이었다.


계약서의 ‘민간임대주택 보증보험 가입 여부’ 칸에도 선명하게 ‘가입’으로 명기돼 있었다. A씨는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았다.


평온은 계약 직후 깨졌다. 임대인으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연락이 왔다.


“건물 감정가가 낮아지고 부채가 많아 보증보험 연장이 불가능하다”는 통보였다. 당황한 A씨에게 임대인은 “중도 계약 해지서를 작성해주겠다”고 했지만, 그 약속을 마지막으로 모든 연락이 끊겼다. A씨는 수억 원의 보증금을 고스란히 날릴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휩싸였다.


'못 믿을 집주인' 계약 해지 첫 단추는 '내용증명'

법률 전문가들은 임대인의 보증보험 미가입은 명백한 ‘임대인 귀책사유’에 해당한다고 입을 모은다.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제49조는 임대사업자의 보증보험 가입을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긴 것은 법 위반이자, 계약서상 ‘가입’ 약속을 저버린 채무불이행이다.


따라서 A씨는 계약을 해지할 정당한 권리가 있다. 김기윤 변호사는 “이미 갱신계약이 체결된 상태이므로 일방적인 통보로 무효화할 수 없고, 법적으로 인정되는 사유를 들어 계약을 ‘해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 첫 단계가 바로 내용증명 발송이다.


대부분의 변호사들은 내용증명에 ‘임대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계약 해지 통보’와 ‘보증금 반환 요구’를 반드시 함께 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재황 변호사는 “두 내용을 별도로 보낼 필요 없이 한 번에 통보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보증금 반환 기간은 통상 1개월에서 3개월 사이로 명시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이사 먼저? 등기 먼저?' 전문가도 의견 갈린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시점

A씨를 가장 혼란스럽게 하는 지점은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시점이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차가 끝났는데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때, 세입자가 이사를 가더라도 대항력(제3자에게 임차권을 주장할 힘)과 우선변제권(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돈 받을 권리)을 유지시켜주는 강력한 법적 장치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의 의견은 ‘신중론’과 ‘적극론’으로 갈렸다.


먼저 신중론은 임차권등기명령은 계약이 ‘종료된 후’에 사용하는 제도이므로, 계약 해제가 법적으로 확정되지 않은 지금 신청할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기윤, 김우중 변호사는 “계약 해제 소송을 통해 계약이 끝났다는 법원의 판단을 받는 것이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반면 내용증명 발송 후 즉시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해 권리를 확보해야 한다는 적극론도 팽팽하다.


임대인이 잠적하고 재정 상태가 나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권리를 공시해두는 것이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임대인을 압박하는 효과도 노릴 수 있다. 임승빈, 정찬, 김정묵 변호사 등이 이 같은 해법을 제시했다.


최후의 보루 '소송' '계약 해제+보증금 반환' 한번에 청구해야

만약 임대인이 내용증명에도 묵묵부답이라면 남은 길은 소송뿐이다.


전문가들은 ‘계약 해제 소송’과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하나의 소송으로 묶어 제기하라고 권고한다.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김전수 변호사는 “소송에서는 임대차계약서의 ‘가입’ 명시 사실과 민간임대주택법상 의무 위반을 근거로 임대인의 채무불이행을 주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임대인의 다른 재산을 묶어두는 가압류 등 보전처분을 동시에 진행해, 승소 후 실제 돈을 돌려받을 집행 가능성을 확보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수”라고 힘주어 말했다.


A씨가 계약을 해지하고 보증금을 돌려받을 법적 권리가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


그러나 법적 권리가 통장 잔고로 이어지는 길은 전혀 다른 문제다.


김전수 변호사가 “승소 후 실제 돈을 돌려받을 집행 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며 ‘가압류’ 등 보전처분의 중요성을 힘주어 말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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