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나는 왜 캄보디아에서 제 발로 체포됐나… 경찰에 먼저 연락한 속내는
황하나는 왜 캄보디아에서 제 발로 체포됐나… 경찰에 먼저 연락한 속내는
인터폴 '청색수배' 압박 속 자진 귀국
'자수 감경' 노린 포석인가
법조계 "실형 2~3년 예상"

동남아로 도피했던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피의자 신분으로 귀국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연합뉴스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동남아로 종적을 감췄던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37)가 돌아왔다. 화려한 귀국이 아닌, 수갑을 찬 피의자 신분이다.
경기 과천경찰서는 24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황 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2023년 서울 강남에서 지인 등에게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황 씨는 수사 선상에 오르자 캄보디아로 밀입국해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끝까지 도망칠 것 같았던 그가 돌연 변호사를 통해 "경찰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한 심경의 변화일까, 아니면 치밀한 법적 계산일까.
밀항까지 해놓고 자진 출석?..."형량 줄이기 위한 승부수"
황 씨 측이 캄보디아 현지에서 먼저 입국 의사를 밝힌 건 법적으로 매우 영리한, 동시에 절박한 선택으로 보인다. 우리 형법은 범인이 수사기관에 자신의 죄를 자발적으로 알리고 처분을 구하는 자수를 형의 감경 사유로 인정하기 때문이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수사기관의 소환에 불응하다가도 나중에 자진 출석해 범죄 사실을 자백하면 자수 효력이 발생한다. 이는 재판 과정에서 양형에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된다.
이미 마약 전과가 두 차례나 있는 황 씨로서는 도주 우려가 구속의 결정적 사유가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 발로 들어오는 모양새를 취함으로써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는 명분을 쌓고, 장기 도피 시 가중될 처벌을 피하려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불안정한 밀입국자 신분으로 캄보디아에서 버티는 데 현실적인 한계를 느꼈을 가능성도 크다.
'적색' 아닌 '청색' 수배... 체포보단 소재 파악이 목적
황 씨의 귀국 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은 그에게 내려진 인터폴 수배 단계가 '적색'이 아닌 '청색'이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흔히 영화에서 보는, 범죄인 인도를 목적으로 체포를 요청하는 강력한 조치가 '적색수배'다. 반면 황 씨에게 내려진 '청색수배'는 범죄 관련자의 소재나 신원을 파악하기 위한 정보 조회용 수배다.
청색수배는 국제법적으로 체포 강제력은 없지만, 수배자가 국경을 넘으려 할 때 입국을 거부당하거나 소재가 즉시 본국에 통보되는 효과가 있다. 경찰은 범죄인 인도라는 복잡한 절차 대신, 청색수배로 황 씨의 동선을 옥죄며 자진 귀국을 압박하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엔 집유 어렵다"... 징역 2~3년 실형 불가피할 듯
그렇다면 돌아온 황 씨를 기다리고 있는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일까. 법조계에서는 "실형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가장 큰 이유는 상습성이다. 황 씨는 2019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그 기간 중 다시 마약에 손을 대 2020년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살았다. 이번이 세 번째다. 법원은 마약 사범이 집행유예 선처를 받고도 재범할 경우 죄질을 매우 불량하게 본다.
여기에 투약 제공 혐의도 무겁다. 황 씨는 혼자 투약한 것을 넘어 타인 2명에게 필로폰을 투약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마약 확산을 초래한 행위는 단순 투약보다 엄하게 처벌된다. 또한 수사를 피해 해외로 도피했다는 점 역시 양형에 불리한 요소다.
대법원 양형기준에 따르면 필로폰 투약 및 제공의 기본 형량은 징역 10개월~2년이지만, 동종 전과가 있는 경우 징역 1년~3년까지 가중된다. 자진 출석이라는 감형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반복된 범행과 도피 이력 탓에 그 효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