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출연자의 불륜 사실 제보는 통쾌한 복수일까, 위험한 선택일까⋯변호사의 분석은
TV 출연자의 불륜 사실 제보는 통쾌한 복수일까, 위험한 선택일까⋯변호사의 분석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상간녀 대응 방법'
"방송사에 불륜 사실 제보하라" vs. "오히려 소송 당할 수 있다"
한 변호사의 의외의 분석 "명예훼손 될 수 있지만, 책임질 확률 낮아"

자신의 남편과 불륜을 벌인 상간녀 A씨가 TV에 출연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에 '상간녀에 복수하는 방법'을 놓고 뜨거운 토론이 벌어졌다. /네이트판 캡처⋅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상간녀에 복수하는 방법'을 놓고 뜨거운 토론이 벌어졌다. 자신의 남편과 불륜을 벌인 상간녀 A씨가 TV에 출연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면서다.
이에 대해 한 사람은 A씨가 방송에 출연 못 하도록 "방송사에 불륜 사실을 제보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A씨가 아내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해봤자 '벌금 200만원' 정도에 불과하니, 공개적으로 망신을 주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그랬다가는 큰일 난다"며 정반대 조언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했다가 명예훼손으로 처벌받는 것은 물론, 상간녀로부터 거액의 민사상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당할 거라고 내다봤다. 복수는커녕 오히려 아내 B씨가 상간녀에게 당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도대체 누구의 방법이 맞는 걸까.
사안을 검토한 법무법인 지혁의 안준형 변호사는 "원칙적으로는 B씨의 방송사 제보를 막은 누리꾼 주장이 맞다"고 했다. 다만 그렇다고 100% 맞는 말도 아니라고 했다.

먼저, 안 변호사가 해당 누리꾼의 주장에 동의한 부분은 이렇다. 방송사 제보는 상간녀 A씨에 대한 ①명예훼손죄 ②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다.
명예훼손죄는 공개적으로 많은 사람 앞에서(공연성), 특정한 사람(특정성)에 대해, 허위 또는 사실을 적시(摘示⋅짚어서 보여주는 일)해야 성립한다. 이 사안의 경우 전형적으로 성립한다. 아내 B씨가 방송사 관계자들에게, A씨의 불륜 사실을 전파하는 것은 A씨에 대한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
또한 B씨의 제보는 A씨에 대한 업무방해죄가 될 수도 있다. A씨는 방송에 출연해 자신의 기업을 홍보(업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변호사는 "만약 해당 제보로 인해 A씨가 직장을 잃게 되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 '업무방해죄'도 별도로 성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A씨는 업무를 방해해 발생한 손해 등을 불륜을 제보한 아내 B씨에게 청구할 수도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아내의 폭로는 상간녀 A씨를 상대로 한 효과적인 복수가 아닌 것처럼 보인다. 오히려 민⋅형사적으로 역공을 당할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준형 변호사는 "실제로 상간녀 A씨가 아내 B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확률은 낮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도 상간을 저지른 사람들이 대개 이런 경우에 명예훼손이나 업무방해로 폭로자(이번 사건의 경우 아내)를 고소하는 경우가 드물다.
안 변호사는 "폭로를 한 아내 B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 A씨가 저지른 '불륜 사실' 여부를 따져야 한다"며 "A씨 스스로 자신의 불륜 사실과 관련하여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즉 A씨가 본인이 당한 피해에 대해 경찰에 신고하면, 경찰은 A씨의 명예가 훼손됐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불륜 여부를 조사한다는 말이다.
안 변호사는 "대부분이 소송하지 못하고 조용히 넘어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자신의 불륜 사실을 언급하는 게 껄끄러운 사람들은 아예 고소를 택하지 않기 때문이다.
설사 A씨가 B씨에게 영업손해 등을 이유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해도 소액에 불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변호사는 "더구나 이 경우 민사상 위자료 청구권으로 상계 처리도 할 수 있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상계란 두 사람이 서로에게 갚을 돈이 있는 상황에서 각각의 채무를 동일하게 탕감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이런 방법보다 상간녀 A씨를 상대로 위자료 청구 소송을 진행하는 게 더 좋다"고 안준형 변호사는 말했다. 상간녀는 불륜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하고 아내 B씨는 정신적 피해를 보상받는 안전한 방법이다.
그러기 위해 안 변호사는 "불륜을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와 자료를 최대한 많이 확보해 소송을 진행하라"며 "(해당 증거를 토대로) 남편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상간녀의 방송 출연을 막고 싶다면 '소송 중인 사실'을 방송사에게 간접적으로 제보하라고 했다. 안 변호사는 "상간녀와 불륜에 대한 구체적인 사실은 언급하지 않고, 방송사 홈페이지 등에 익명으로 글을 올리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다만 익명 제보 등 상간녀에게 대응할 때는 변호사와 상담을 통해 진행할 것을 강조했다. 안 변호사는 "방송사 제보 등으로 섣불리 상간녀를 공격했다가 피해자에서 가해자 신분으로 바뀔 수 있다"며 "법의 테두리 내에서 상간자를 충분히 괴롭힐 수 있는 방법들이 많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