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이체 화면에 속고 꼼수 메뉴판에 당했다… 일상을 파고든 상술과 기만, 법적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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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이체 화면에 속고 꼼수 메뉴판에 당했다… 일상을 파고든 상술과 기만, 법적 책임은?

2026. 03. 23 15:33 작성2026. 03. 24 15:42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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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어묵 가게 '가짜 캡처' 사건

동네 횟집 '냉동 오징어' 사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3월 23일 ‘사건반장’을 통해 상인과 소비자 간의 신뢰를 무너뜨린 황당한 거래 기만행위 두 건이 공개되어 공분을 사고 있다.


대구 서문시장의 한 어묵 가게에서는 한 여성이 100번 이상 방문해 매번 10개 이상의 어묵을 먹고 가짜 계좌이체 캡처 화면을 보여주는 수법으로 약 1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사실이 발각되었다.


한편, 한 동네 횟집에서는 메뉴판의 ‘산오징어’ 범주 아래에 ‘오징어 통찜’을 표기해 두고 실제로는 내장이 다 녹아내린 냉동 오징어를 제공한 뒤, 항의하는 손님에게 환불을 거부해 분쟁이 발생했다.


두 사건 모두 일상적인 거래에서 발생한 문제로, 기만행위가 어느 선부터 형사적 범죄로 인정되고 민사적 배상 책임이 따르는지 명확한 법률적 기준이 요구된다.



가짜 이체 화면으로 결제를 위장한 손님,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

타인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행위이므로 형법상 사기죄가 성립하며, 허위로 조작된 이체 화면을 제시한 행위는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에 해당할 수 있다.


형법 제347조에 규정된 사기죄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속이거나 진실을 숨기는 등의 기망행위를 통해 재산상 이득을 취할 때 성립한다.


해당 여성은 100회 이상 가게를 방문해 실제로 입금하지 않았음에도 과거의 입금 화면이나 조작된 가짜 캡처 화면을 보여주며 결제가 완료된 것처럼 상인을 속였다.


이는 단순한 채무 불이행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획된 적극적 기망행위다.


대법원 2005도870 판결에 따르면 사기죄의 요건인 기망은 재산상의 거래 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소극적 행위를 뜻한다.


누적 피해액이 100만 원에 달하고 범행 횟수가 80회가 넘는다는 점에서 범행의 고의성과 상습성이 짙게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스마트폰 앱이나 사진 편집 기능 등을 이용해 은행의 송금 완료 화면을 임의로 조작했다면, 이는 금융기관 명의의 사문서를 위조하고 행사한 것으로 간주되어 사기죄와 별도로 엄하게 처벌받을 수 있다.


'산오징어' 메뉴판 아래 적힌 '냉동 오징어 통찜', 사기죄로 고소할 수 있나?

원칙적으로 메뉴판 표기 방식이 소비자의 오인을 유발했더라도, 식당 주인이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속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편취의 고의가 입증되지 않는다면 형사상 사기죄로 처벌하기는 어려우나 민사상 계약 위반에 따른 책임은 물을 수 있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상인이 질이 떨어지는 식자재를 사용하면서도 우수한 식자재인 것처럼 속여 폭리를 취하려는 확고한 고의가 있어야 한다.


횟집 주인이 메뉴판의 '산오징어' 항목 아래에 '오징어 통찜'을 배치한 것은 사실이나, 통상적으로 통찜에 냉동 오징어를 사용하는 업계의 관행이 일부 존재한다면 이를 기망의 고의로 단정 짓기는 무리가 있다.


대법원 2008도1697 판결에 따르면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고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해당 횟집의 메뉴판 표기가 다분히 혼동을 유발하는 꼼수에 해당할지라도, 경찰 수사 단계에서 형사 범죄인 사기보다는 민사적 다툼이나 표시광고법 위반 등의 행정적 문제로 취급될 가능성이 크다.


환불을 거부하는 식당 주인, 소비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제공된 음식이 메뉴판의 표시나 일반적인 기대 수준에 크게 미치지 못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소비자는 민법상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고 음식값 지불을 거절하거나 전액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식당에 방문해 음식을 주문하는 행위는 민법상 도급계약 및 매매계약의 성격을 띤다.


손님은 '산오징어로 만든 통찜'을 기대하고 주문을 넣었으나, 식당 측은 냄새가 나고 내장이 녹아내린 냉동 오징어를 제공했다. 이는 채무자가 계약 내용에 좇은 완전한 이행을 하지 않은 불완전이행에 해당한다.


민법 제390조에 따라 채무자가 채무의 내용에 좇은 이행을 하지 아니한 때에는 채권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손님은 음식을 정상적으로 취식할 수 없는 상태임을 확인한 즉시 계약 해제를 통보할 권리가 있다.


이미 세 개 중 한 개를 억지로 먹었더라도, 본래 기대했던 음식의 질과 확연히 다르다면 나머지 부분에 대한 결제를 거부하는 것이 법적으로 정당하다.


주인이 끝까지 환불을 거부하거나 적반하장격으로 나온다면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하거나 관할 지자체 위생과에 과장 광고 및 식품 위생 문제로 민원을 제기하는 것이 합리적인 해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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