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정원 안에 열린 과일 서리⋯처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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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정원 안에 열린 과일 서리⋯처벌됩니다

2019. 11. 10 15:30 작성
안세연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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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뒤편에 작은 정원 마련한 A씨, 근처 인부 2명이 감 따가

법률 전문가들 "주거침입죄⋅특수절도죄도 성립 가능"

남의 정원에서 과일 한두 개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아니요, 절도죄를 각오하세요!" /게티이미지코리아

지역축제 행사의 한 장면. 살금살금 걸어오던 아이가 수박 한 통을 집어 들더니 냅다 달린다. 수박 서리다. 원두막에 있던 밭 주인은 이내 부랴부랴 쫓아간다. 붙잡힌 아이 표정은 수박을 뺏기고도 해맑다. 옆에 있는 부모의 표정에서도 흐뭇한 미소가 번져 나온다.


지금도 민속촌, 지역축제 등에서 재현되는 수박 서리 '체험' 현장이다. 그 말대로 예전의 서리는 추억이었다. 장난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뒤 용서되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불법으로 처벌될 수 있다. 절도죄와 주거침입죄, 상황에 따라 특수절도죄도 가능하다.


주택 뒤편에 작은 정원을 마련한 A씨. 감나무도 심고, 꽃도 가꾸며 정성껏 꾸몄다. 다른 사람들이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키 작은 나무로 울타리도 둘렀다. 그런데 최근 들어 누군가 정원에 들락거리는 흔적이 많이 남았다. CC(폐쇄회로)TV를 돌려보니 집 근처 공사장 인부 두 명이 감을 따가고, 나뭇가지도 꺾었다.


A씨는 속상한 마음에 변호사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사건을 검토한 법률 전문가들은 "형사고소를 할 수 있다"고 답했다.


고영남 변호사 "주거침입죄와 절도죄 해당"

A씨는 감을 따간 인부 두 명에 대해 두 가지 죄로 책임을 물을 수 있다. ① 주거침입죄와 ②절도죄다.


주거침임죄(형법 제319조)는 다른 사람의 집이나 거주지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경우 성립한다. 얼핏 보면 인부꾼 두 명은 'A씨의 정원은 주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해당 주장이 법정에서 인정될 가능성은 작다.


법무법인 신효의 오세정 변호사는 "주거침입죄의 '주거'는 단순히 가옥 자체가 아니라 정원까지 포함된다"며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주거의 평온을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계단과 복도 등까지 폭넓게 인정된다"고 했다.


법무법인 가족의 고영남 변호사도 "(정원과 같이) 일반적으로 개방되어 있는 장소라도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여 들어가면 죄가 성립한다"며 "인부들은 나무 울타리를 넘어 A씨의 정원에 들어갔으므로 주거침입죄에 해당할 것"이라고 했다.


이 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된다.


금액 적어도 절도죄 성립은 문제없어

A씨는 "과일 등 감을 따간 행위도 절도죄에 해당하느냐"고 물었다. 피해 금액이 적어 걱정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고영남 변호사는 "그렇다"고 했다.


절도죄(형법 제329조)는 타인의 재물을 훔쳤을 때 성립한다. 이때 피해 금액이 적다고 해도 범죄는 성립한다. 더욱이 이번 사례의 인부들에게는 '특수'가 붙을 수 있다. 2인 이상이 합동하여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다. 특수절도죄는 처벌이 훨씬 무겁다. 벌금형이 없고 징역 1년부터 처벌이 시작한다.


인부들이 "집이 아니라 공유지인 줄 알았다"거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할지라도 범죄 자체는 성립한다는 게 변호사들의 의견이다.


따라서 이번 사례를 검토한 고영남 변호사는 "정원에 무단으로 들어가서 과일을 따간 사람들에 대하여 주거침입죄와 절도죄 등으로 형사고소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대법원 "감 따간 것도 절도죄 맞다"

실제로 비슷한 사건으로 처벌까지 이루어진 판례가 있다.


지난 1998년 대법원 판례다. 당시 대법원은 타인의 토지 위에 있는 감나무에서 감을 수확한 사건에 대해 "절도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감나무의 소유권은 토지소유자에 있으므로 이를 권한 없이 수확해 간 경우는 절도죄가 맞는다"고 설명했다.


하급 법원들도 대법원 판결 취지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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