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합법' 캐나다에서 흡연한 지인, 카톡 대화만으로 처벌 가능할까?
'대마 합법' 캐나다에서 흡연한 지인, 카톡 대화만으로 처벌 가능할까?
한국인 B씨, 워킹홀리데이 중 대마초 흡연
귀국 앞두고 신고 고민하는 A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캐나다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로 체류 중인 지인이 현지에서 대마초를 피운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 지인 B씨는 오는 4월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다.
A씨가 가진 증거는 B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와 전자 대마 기기 사진뿐이다. 대화 내용에는 '대마 했어?'라는 질문에 B씨가 '이제 안 해'라고 답한 기록이 있다.
A씨는 B씨가 귀국 후 증거를 인멸할까 우려스럽다.
대마가 합법인 국가에서 한 행동이라도 한국에서 처벌이 가능할지, 또 지금 가진 증거만으로 신고했을 때 수사가 진행될 수 있을지 궁금해 변호사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캐나다에선 합법인데…한국 국적자라면 처벌 대상
결론부터 말하면, 대마초가 합법인 캐나다에서 한 흡연이라도 한국 국적자라면 국내법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우리 형법이 자국민의 국외 범죄에 대해서도 국내법을 적용하는 '속인주의' 원칙을 따르기 때문이다. 마약류관리법 위반에 해당한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우리 국민이 대마가 합법인 캐나다에서 대마를 흡연했더라도 이는 명백한 국내법 위반으로 처벌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 역시 "해외에서 벌어진 우리 국민의 범죄 행위에 대해서도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한 '속인주의' 원칙을 따른다"며 "캐나다 내 대마 흡연 행위는 국내법상 처벌 대상이 되므로 수사기관에 신고하면 된다"고 밝혔다.
'대마 했어?' 카톡 대화, 증거로 충분할까? 의견 갈린 변호사들
신고는 가능하지만, A씨가 가진 증거만으로 실제 수사와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두고는 변호사들의 의견이 갈렸다.
일부 변호사들은 수사를 시작할 단서로는 충분하다고 봤다. 이성준 변호사는 "보유하신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사진은 수사기관이 수사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도 "대마를 한다는 대화 내용과 사진 등을 가지고 고발은 가능하다"고 했다.
반면, 증거가 부족해 수사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대마 흡연 자체가 마약 범죄 중 가장 경미한 사안이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점 등 여러 정황상 신고하더라도 경찰이 사실상 입건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는 "'대마 했어', '이제 안 해'와 같은 표현만으로는 흡연 사실과 시점 특정이 어렵고, 전자대마 소지 사진 역시 실제 흡연 여부 입증에 한계가 있다"며 "증거가 부족한 상태에서의 신고는 무고나 분쟁으로 번질 소지도 있어 신중히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처벌의 열쇠는 '귀국 직후' 모발·소변 검사
변호사들은 현재 증거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한 만큼, 처벌을 위해서는 객관적인 과학적 증거 확보가 핵심이라고 봤다.
특히 B씨가 4월에 귀국할 예정이라는 점을 중요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변호사는 "상대방이 4월에 한국으로 입국할 예정이라는 점은 사건 해결의 핵심적인 기회"라며 "귀국 시점에 맞춰 수사기관에 적극적으로 신고하면 입국 직후 신병을 확보하고 즉시 조사를 진행하거나 시료 채취를 시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성준 변호사 또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피신고인의 입국일에 맞추어 공항에서 신병을 확보하고 즉시 조사를 진행하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태광 우지훈 변호사는 "귀국 후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면 모발·소변 검사 등 물적 증거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제보를 고려하고 있다면 가능한 한 구체적인 자료를 정리하여 제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