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비 끝 폭력에 신체 접촉까지…"강제추행 어렵다"는 수사관 말 맞을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시비 끝 폭력에 신체 접촉까지…"강제추행 어렵다"는 수사관 말 맞을까

2026. 09. 14 16:56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다툼 중 일어난 불쾌한 신체 접촉

경찰은 폭행 사건으로 축소 합의 유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는 최근 일행과 함께 있던 중 상대 남성 B씨와 시비가 붙어 피해를 입었다.


B씨가 A씨에게 폭력을 행사한 데 이어, 옷을 잡아당기고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불쾌한 신체 접촉을 한 것이다.


A씨는 위협과 성적 수치심을 느껴 B씨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수사 과정에서 뜻밖의 말을 들었다. 담당 수사관이 목격자에게 "강제추행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단순 폭행 사건으로 합의하는 것이 낫겠다"고 권유했다는 것이다.


다툼 중 벌어진 불쾌한 신체 접촉, 정말 단순 폭행으로만 처리해야 하는 걸까.


경찰 "성추행 어렵다"는데… 변호사들 "강제추행 충분히 가능"

법률 전문가들은 B씨의 행위가 단순 폭행을 넘어 강제추행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수사기관의 초기 판단만으로 사건의 법적 성격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수사기관이 강제추행 적용에 소극적인 이유는 다툼 과정에서 발생한 접촉을 성적 의도가 없는 '폭행의 연장선'으로 해석했을 가능성이 크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싸움 과정에서 일어난 신체 접촉에 대해 수사기관은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추행보다 일련의 폭력 행위로 좁게 해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강제추행죄 성립에 가해자의 성적인 목적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는 "강제추행은 반드시 성욕을 만족시키려는 목적이 있어야만 성립하는 범죄가 아니다"라며 "폭행이나 협박을 수반해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고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했다면 성립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강제추행죄는 법적으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범죄다.


법무법인(유한) LKB평산 김정길 변호사는 "옷을 강하게 당기거나 신체를 만진 행위가 다툼과 별개의 의도적인 접촉이었다면 성추행으로 평가될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억울하다면 '이렇게' 진술하고 증거 확보해야

억울한 상황에 놓였다면 피해 사실을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관련 증거를 신속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는 "단순히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표현에 그치지 말고, 상대방이 어떤 위치에서 옷의 어떤 부분을 어느 정도 당겼는지, 신체 접촉 부위와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진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태강 고재영 변호사 역시 "당시 착용한 의상 형태와 상대방이 신체를 접촉하거나 옷을 당긴 방식 등을 조사 과정에서 세밀하게 진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객관적인 증거 확보도 필수적이다. 법률사무소 도결 최우준 변호사는 "현장 목격자 진술, 주변 CCTV, 사건 직후 주고받은 문자나 메신저, 병원 진료 기록 등이 있다면 확보해 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도 "영상 자료는 보관 기간이 지나면 삭제될 위험이 크다"며 "인근 상가나 주차된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경찰이 서둘러 확보하도록 정식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만약 수사관이 사건을 단순 폭행으로만 축소하려 한다면 의견서를 제출해 적극적으로 다툴 수 있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경찰에 단순 폭행뿐만 아니라 신체를 만지거나 옷을 잡아당긴 구체적 행위에 대해 강제추행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지만, 강제추행죄는 그렇지 않다. 수사기관의 의견에 섣불리 응해 합의하기보다 법적 판단을 명확히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이 기사, 어떻게 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