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안 모신다고 이혼하자는 남편, 저보고 '유책 배우자'라는데 사실인가요?"
"시어머니 안 모신다고 이혼하자는 남편, 저보고 '유책 배우자'라는데 사실인가요?"
"어머니 모시고 살자"는 제안 거부한 아내
남편 "변호사에 따르면 '도리'를 안 했으니 유책배우자"
진짜인지 변호사와 함께 알아봤다

"며느리의 도리를 다하지 않았다" 시부모를 모시고 살지 않으면, 정말 '유책배우자'가 되는 걸까. 변호사와 알아봤다. /네이트판⋅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시부모와 합가'를 거부하는 아내에게 남편이 고민 없이 '이혼'을 언급했다는 사연이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왔다. 갑작스럽게 합가 이야기를 꺼냈던 남편은 벌써 변호사에게 이혼 상담까지 받고 왔다고 했다.
남편은 변호사의 말을 빌려 "며느리의 도리를 다하지 않으니, 당신이 유책배우자"라고 주장했다. 부부관계를 파탄 내 이혼에 이르게 한 책임이 아내에게 있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아내는 남편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혼생활을 해오는 동안 시부모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여러 해 동안 받아왔다. 그런 와중에 남편이 이혼을 요구하며 '변호사의 말'이라고 주장하니 믿어야 할지 고민이다. 더불어 전업주부로서 집안일만 했기 때문에, 이혼을 하더라도 자신 몫으로 재산을 받을 수 있을지도 걱정이 된다.
로톡뉴스가 변호사와 함께 남편의 말이 사실인지, 소송을 한다면 재산 분할은 어떻게 될지 알아봤다.
변호사들은 남편의 말은 "틀렸다"고 말한다. 부부간에는 서로의 부모와 함께 살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굿윌파트너스의 주명호 변호사는 "며느리와 시부모 간에는 (법적으로) 동거 의무가 없다"며 "아내가 시부모와 동거를 하지 않는다고 하여 유책배우자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남편이 법률상 없는 의무를 근거로 아내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아내는 유책배우자가 아니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유) 주원의 백현숙 변호사도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는 있지만, 동거의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양의무조차도 '자기 생활의 여유가 있을 때'의 한정해서 존재한다고 했다(대법원 2013. 8. 30., 자, 2013스96, 결정).
오히려 변호사들은 남편이 이혼 소송을 강행할 시, 남편이 유책배우자가 될 여지가 있다고 했다.
백 변호사는 "아내는 시부모를 모시지 않겠다는 의견의 합리적인 이유를 입증한다면 (남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가능하다"며 "시부모가 아내에 했던 부당한 대우도 입증을 한다면, 남편이 유책 배우자라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아내는 시부모와 관계가 좋지 않기 때문에 합가를 반대했다. 그런데도 남편이 이를 고집해 부부관계에 금이 갔다면, 그 책임을 남편에게 물을 수 있다는 취지다.
주 변호사는 "그동안 남편과 시부모에게 부당한 대우를 받은 점에 대하여 반소(反訴)를 제기해, 남편이 유책배우자라는 점을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반소란 진행 중인 민사소송에 제기하는 맞소송이다.
아울러 변호사들은 이 부부의 이혼 소송에서 중요한 건 재산분할이라고 했다.
재산분할은 부부의 공동재산 형성에 기여한 정도에 따라 다르다. 그렇다면 전업주부인 아내와 경제활동을 하는 남편은 어떻게 재산을 분할할까.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전업주부는 재산분할에서 불리한 건 아닐까.
주명호 변호사는 "남편이 밖에 나가서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집 안에서 조력한 아내의 노력에 의하여 성립된 것이라는 점 등을 고려해 재산 분할의 비율을 정한다"고 했다. 남편의 경제활동과 소득을 얻는 것은 아내의 노력도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취지다.
백현숙 변호사는 "(실제로) 혼인 기간 10년 이상이고 배우자 일방이 가사 등을 도맡아 하여 부부가 공동으로 재산을 형성했다고 인정받는 경우가 있다"며 "그러한 경우, 전업주부로서 직접적인 소득 활동이 없어도 재산 형성과 유지에 대한 기여도를 인정받아 재산의 절반을 가져갈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전업주부라도 부동산 등으로 재산 형성에 기여했다면 재산 분할에 유리하다. 주 변호사는 "상대방이 벌어온 금원을 종잣돈으로 하여 부동산 매매 등을 통하여 재산 증식에 기여한 사실이 있다면 재산분할 비율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