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꼬박꼬박 모은 내 돈, 결혼하면 무조건 '부부 공동' 재산?
결혼 전 꼬박꼬박 모은 내 돈, 결혼하면 무조건 '부부 공동' 재산?
결혼 전 아내가 모아둔 돈⋯'누구 것인지' 두고 매번 싸우는 부부
아내 "내가 벌었으니 내 돈" vs. 남편 "결혼했으니 공동 재산"
변호사들 "특유재산으로 인정될 듯⋯다만, 결혼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도"

아내 "내가 벌었으니 내 돈" vs. 남편 "결혼했으니 공동 재산"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 /게티이미지코리아
"아무리 당신 돈이었어도, 이제 내 허락받고 써! 부부 돈은 전부 공동재산이니까!"
오늘도 남편이 버럭 화를 냈다. 자신의 허락 없이 '돈'을 썼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A씨는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돈은 결혼 전부터 저축 및 주식, 연금 등을 통해 모은 A씨의 재산이었기 때문이다. 직접 불린 돈인데도 남편이 난리 치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남편이 길길이 날뛸 때마다 A씨는 "내가 모은 돈 내가 쓰는데 왜 당신 허락이 필요하냐"고 말한다. 하지만 벽에다 대고 말하는 것 같다. 남편은 "결혼했으니, 이제 당신이 모아둔 돈도 전부 부부 공동재산"이라고 맞받아친다.
싸움은 쉽게 끝나지 않았다. 결국, A씨는 변호사를 찾아 누구 말이 맞는 건지 따져보기로 했다. "결혼하면 제가 모아둔 돈도 전부 남편과 공동 재산이 되는 건가요?"
변호사들은 "결혼 전에 A씨가 번 재산은 공동재산이 아니라 A씨의 것"이라며 "사용할 때 남편의 허락이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만장일치였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결혼 전에 아내가 번 재산과 남편이 번 재산은 모두 각자의 특유재산"이라며 "결혼을 했다고 해서 모든 재산이 공동재산이 되진 않는다"고 밝혔다.
'특유재산'이란 부부 한쪽이 결혼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재산이다. 우리 민법(제830조)은 "부부 일방이 혼인 전부터 가진 고유재산은 특유재산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특유재산은 재산 분할 대상에서 빠진다. 부부가 협력하여 이룩한 재산이 아니기 때문이다.
JLK법률사무소의 김일권 변호사, 법률사무소 산성의 박현우 변호사, 법률사무소 카라의 유지은 변호사, 정현 법률사무소의 송인욱 변호사, 법무법인 명재의 최한겨레 변호사 모두 같은 의견을 밝혔다. "A씨가 모아둔 돈은 A씨의 것"이라고 했다.
다만 변호사들은 "결혼 기간이 어느 정도 길어진다면 부부 공동 재산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한쪽의 특유재산이라고 할지라도, 결혼 생활에 따라 상대방이 재산 유지 또는 증가에 기여했다고 인정되는 경우다.
법무법인 에스알의 고순례 변호사는 "(결혼 전 한쪽의 재산이라고 할지라도) 그 재산으로 부부가 현재의 재산을 마련하는 데 사용하고, 생활비로도 사용한다면 결국은 재산 분할 대상이 된다"며 "결혼 기간이 길어질수록 상대방의 기여도가 점점 높아진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