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동안 '퇴사자' 사진을 기사에 사용한 신문사, 초상권 무시한 대가 5000만원
15년 동안 '퇴사자' 사진을 기사에 사용한 신문사, 초상권 무시한 대가 5000만원
오래 전 신문사에서 근무했던 A씨, 얼떨결에 기사용 사진 찍었는데⋯
퇴사 후에도, 동의 없이 사진 사용⋯법적 책임 물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 "형사 처벌은 어렵지만, 약 5000만원 받을 수 있을 듯"

'퇴사자' 사진을 무려 15년 동안 허락없이 사용한 신문사. 이는 초상권 침해에 해당되는 사안이다. 한 변호사는 손해배상 금액만 약 5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한 신문사 계약직으로 일했던 A씨는 신문에 얼굴이 실리는 색다른 경험을 했다. 회사에서 기사에 넣을 사진이 급하게 필요하다며 A씨에게 포즈를 취해달라고 한 것이다.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A씨는 회사의 요청대로 아무런 대가 없이 보도용 사진을 찍었다.
그 뒤로 신문사를 떠난 A씨는 사진에 대한 기억을 까마득히 잊고 지냈다.
최근 A씨는 신문사에서 여전히 자신이 찍힌 이 사진을 기사에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모두 질병과 관련된 부정적인 기사 내용에 사용됐다. 이를 발견한 A씨는 기분이 무척 좋지 않았다.
15년 동안 동의없이 자신의 사진을 사용한 신문사. A씨는 결국 신문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하려고 마음 먹었다.
변호사들은 신문사의 행동은 '초상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초상권은 자신의 얼굴 등에 관하여 함부로 공표(公表·널리 드러내 알림)되지 않고, 영리적으로 이용 당하지 않을 권리다.
법무법인 오현의 양제민 변호사는 "본인의 동의 없이, 타인이 식별할 수 있는 얼굴 사진을 15년간 지속적으로 사용해온 것은 초상권이 침해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① 누가 봐도 A씨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사진이고 ② 그 사용에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초상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의미다.
법률사무소 연승의 최하나 변호사도 "얼굴이 확연히 드러나는 단독사진인 점에서 식별이 가능하다"며 "기사의 사진으로 게재한 점에서 상업적인 목적으로 사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당초 허락받은 범위를 넘은 사용이므로 초상권 침해"라고 했다.
하지만 초상권 침해는 형사상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경기남부법률사무소의 김정훈 변호사는 "(초상권 침해에 대한) 형사상 책임은 묻기 어렵다"고 말했다.
초상권 침해는 '민사상 손해배상청구'를 통해 보상받을 수 있다. 변호사들은 신문사가 사진을 사용한 기간이 오래 된 점 등에 비춰봤을 때 인정되는 위자료 금액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리라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는 "초상권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청구가 가능하다"며 "한 달에 30만원 정도로 책정해 15년간 5000만원 정도 청구하면 될 듯하다"고 말했다.
한 달에 30만원씩 15년을 계산하면 총 5400만원이 나온다. 이런 맥락에서 약 5000만원을 청구하면 된다는 의미다. '한 달에 30만원'이란 액수는 비슷한 사건에서 법원이 인정한 액수다.
법률사무소 황금률의 박성현 변호사는 "부정적인 내용의 질병 관련 기사에 사용됐고, 사용 기간이 15년으로 매우 긴 점 등으로 볼 때 위자료가 적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