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떠나려 했지만 혼자 남았다…골수암 아내 부탁 들어준 남편, 법정서 "항소 않겠다"
함께 떠나려 했지만 혼자 남았다…골수암 아내 부탁 들어준 남편, 법정서 "항소 않겠다"
함께 죽으려 했지만 혼자만 살아남아 피고인석에
피해자 동의 있어도 살인은 촉탁살인
처벌 피할 수 없어

골수암 의심 진단을 받은 아내를 살해한 60대가 촉탁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연합뉴스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항소하지 않겠다." 60대 남편이 법정에서 남긴 말이다. 그는 골수암 의심 소견을 받은 아내의 부탁을 받고, 함께 세상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혼자만 살아남았다.
청주지법 형사22부(재판장 한상원)는 촉탁살인(피해자의 부탁·동의를 받고 그 사람을 살해하는 범죄) 혐의로 구속기소된 60대 A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21일 진행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월 9일 오후 9시께 충북 보은군 보은읍의 한 모텔에서 60대 아내 B씨를 살해했다.
골수암 의심 소견을 받은 B씨와 함께 생을 마감하기로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지만, 정작 A씨 자신은 뜻을 이루지 못했다. A씨 부부는 기초생활수급자로 평소 생활고를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A씨 측 변호인은 선처를 호소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골수암 진단을 받은 아내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지켜보며 괴로워하고 있었고 합의 하에 서로 생을 마감하기로 했다"며 "당시 피고인이 수면 유도제를 복용해 판단력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범행한 점, 아내의 장례를 치르고 자신도 다시 생을 마감하려 한 점 등을 참작해 선처해 달라"고 했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항소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사건에 적용된 촉탁살인죄는 피해자의 명시적 부탁이나 동의가 있었더라도 성립하는 범죄다. 피해자가 먼저 죽여달라고 요청했다는 사실은 일반 살인죄보다 형이 낮아질 수 있는 사유가 되지만, 범행 자체를 면책하지는 않는다.
변호인 측이 주장한 수면 유도제 복용으로 인한 심신미약 여부가 양형에 영향을 미칠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
A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오는 7월 16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