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이 시아버지? 공무원 황당 실수…보상과 기록 삭제, 가능할까
내 남편이 시아버지? 공무원 황당 실수…보상과 기록 삭제, 가능할까
퇴직 공무원 개인 처벌은 어려워

읍사무소 직원의 실수로 시아버지와 혼인신고가 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JTBC 사건반장 유튜브 캡처
북한을 떠나 대한민국에 정착한 40대 여성 A씨의 가족관계 서류에는 17년째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다. 2007년, 담당 공무원의 황당한 실수 하나가 남편의 아버지를 법적인 남편으로 만들었고, 그 꼬리표는 정정된 이후에도 A씨의 삶을 계속해서 흔들고 있다.
10개월간 '시아버지의 아내'로
A씨는 2006년 지금의 남편을 만나 이듬해 경북 안동의 한 읍사무소에서 혼인신고를 했다.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는 행복감도 잠시, 몇 달 뒤 발급받은 제적등본에서 그녀는 눈을 의심했다. 배우자란에 남편의 이름 대신 시아버지의 이름이 떡하니 적혀 있었던 것이다.
이는 명백한 행정 착오였다. 오류는 10개월 만인 2008년 1월 '직권정정' 처리됐지만, 문제는 그 이후였다. A씨의 제적등본에는 '시아버지(XXX)를 남편(XXX)로 직권정정'이라는 문구가 낙인처럼 남았다.
A씨는 "서류를 뗄 때마다 속상하고 화가 난다"며 "아들의 꿈이 국정원 입사인데, 이 기록 때문에 혹시라도 불이익을 받을까 봐 밤잠을 설친다"고 토로했다.
퇴직한 담당 공무원, 처벌할 수 있나?
A씨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해당 공무원은 이미 퇴직한 상태다. 그렇다면 그에게는 아무런 책임을 물을 수 없을까? 사실상 공무원 개인에 대한 처벌은 어렵다.
- 행정적 책임: 이미 퇴직했기 때문에 파면, 해임 등 공무원법상 징계는 불가능하다.
- 형사적 책임: 고의로 허위 사실을 기재한 것이 아니라 '과실'로 벌어진 일이므로, 공문서 관련 범죄로 처벌하기도 어렵다.
- 민사적 책임: 공무원의 '경미한 과실'로 발생한 손해는 국가나 지자체가 배상 책임을 지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A씨가 공무원 개인을 상대로 소송을 거는 것은 법적으로 쉽지 않다.
결국 책임의 화살은 해당 공무원을 고용했던 지방자치단체, 즉 '안동시'로 향한다. A씨는 국가배상법에 따라 안동시를 상대로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등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명백한 공무원의 과실로 10개월간 비정상적인 신분관계에 놓였고, 정정 기록으로 인해 지속적인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으므로 상당 금액의 위자료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직권정정' 기록, 정말 삭제 불가능할까?
A씨의 가장 큰 고통인 '정정 기록' 문제에 대해 시청은 "현행법상 삭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가족관계 등록법상 정정 이력을 남겨둬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답변으로 보인다.
하지만 '완전 삭제'는 어려워도, 표현을 바꾸는 방법은 있다. A씨가 관할 가정법원에 '가족관계등록부 정정 허가 신청'을 내는 것이다. 법원의 허가를 받는다면, 현재의 노골적인 표현 대신 '혼인신고 상대방 정정'과 같이 사실관계만 건조하게 기재하는 중립적인 표현으로 변경을 시도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