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노화' 정희원 논란에 CJ·매일유업 '광속 손절'…기업 손실 책임 피할 수 없어
'저속노화' 정희원 논란에 CJ·매일유업 '광속 손절'…기업 손실 책임 피할 수 없어
수억 원대 포장 교체 비용, 정 박사가 부담할 가능성↑
A씨 책임 묻긴 어려워

정희원 박사 논란에 식품 대기업들이 포장 교체·홍보물 삭제까지 강행했다. /'정희원의 저속노화' 유튜브
식품업계가 '저속노화' 열풍의 주역인 정희원 박사와의 협업을 전면 중단했다. 22일, CJ제일제당과 매일유업은 정 박사를 둘러싼 사생활 논란이 불거지자 즉각적인 계약 종료 및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소비자들의 항의가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제품 포장 교체와 홍보물 삭제라는 강수를 두며 브랜드 이미지 방어에 돌입했다.
아직 법원의 판결은커녕 경찰 수사도 끝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광고 계약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유죄 판결 없어도 계약 해지 OK... 도덕성 조항의 힘
기업들이 서둘러 손절을 택할 수 있었던 건 계약서 속 '도덕성 조항' 덕분이다. 이 조항은 모델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기업 이미지를 훼손할 경우, 유죄 판결 여부와 상관없이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법원 역시 "광고모델은 기업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행위를 주의해야 한다"며 모델의 품위 유지 의무를 엄격하게 해석하는 추세다. 즉, 정 박사가 실제로 유죄를 받지 않더라도, 논란 자체만으로도 계약 위반이 성립할 수 있다는 뜻이다.
포장지 교체 비용만 수억... 이 돈, 누가 내나
가장 큰 문제는 돈이다. 이미 생산된 제품을 회수하고, 포장지를 새로 디자인해 다시 포장하는 비용은 실로 막대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인한 직접적인 손해만 수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이 비용의 청구서는 결국 정희원 박사에게 향할 가능성이 크다. 민법상 채무불이행(계약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 직접 손해: 포장지 폐기 비용, 재제작 비용, 인건비 등은 정 박사의 계약 위반으로 발생한 '통상 손해'로 인정되어 배상해야 할 공산이 크다.
- 간접 손해: 판매 중단 기간의 매출 손실 등은 정 박사가 이를 알 수 있었는지에 따라 배상 여부가 갈리지만, 광고 모델 계약의 특성상 예측 가능한 손해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
고소한 A씨에게 손해배상 청구? "사실상 불가능"
그렇다면 정 박사를 고소해 논란의 불씨를 당긴 전 연구원 A씨에게 책임을 물을 수는 없을까. 이는 불가능에 가깝다.
우선 기업과 A씨 사이에는 아무런 계약 관계가 없다. 또한 A씨의 고소는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행사다. 설령 무죄가 나오더라도 고소 내용이 허위임이 명백히 입증되지 않는 한, 고소 행위 자체를 불법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법원은 기업의 손해가 정 박사의 '사생활 논란'으로 인한 것이지, A씨의 고소 행위로 직접 발생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할 것이다. 결국, 협업 중단으로 인한 금전적 책임은 계약 당사자인 정희원 박사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