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코파이 하나에 전과자 될 뻔…1심 유죄 판결, 2심서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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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하나에 전과자 될 뻔…1심 유죄 판결, 2심서 뒤집혔다

2025. 11. 27 15:1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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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벌금 5만원 → 2심 무죄

검찰도 2심서 '선고유예' 구형

"밥줄 끊길 위기 고려"

회사 냉장고에서 1050원짜리 간식을 먹었다가 절도죄로 벌금형을 받았던 직원 A씨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전북 완주군의 한 물류회사에서 보안 협력업체 직원으로 일하던 A씨. 그는 지난해 1월, 근무 중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회사 냉장고에서 450원짜리 초코파이와 600원짜리 카스타드를 꺼내 먹었다. 하지만 이 작은 간식은 그를 절도범으로 법정에 세웠고, 1심에서 벌금 5만 원이라는 유죄 판결을 받게 했다.


"벌금 5만 원이면 낼 수 있는 돈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A씨에게 이 판결은 단순히 돈 문제가 아니었다. 유죄가 확정되면 보안 업무 종사 자격을 잃어 생계가 막막해질 위기였기 때문이다.


27일, 전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김도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서 1심의 유죄 판결이 뒤집히고 무죄가 선고됐다. 같은 사건, 같은 증거를 두고 왜 1심과 2심은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을까.


같은 증거, 다른 판결… 핵심은 도둑질할 마음

1심과 2심의 판단을 가른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불법영득의사'의 인정 여부였다. 법적으로 절도죄가 성립하려면 남의 물건을 훔칠 때 내 것처럼 사용하거나 처분하겠다는 의사가 있어야 한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타인의 소유인 간식을 허락 없이 먹었으니, 당연히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고 봤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시각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 금액이 1050원으로 극히 경미하고, 물류회사 직원들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간식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또한 "단순히 배가 고파 냉장고에 있던 간식을 먹은 것으로, 이를 자기 소유물처럼 처분하려는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형사 재판의 대원칙인 증거재판주의와 무죄추정의 원칙도 작동했다. 형사소송법 제325조는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으면 무죄를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항소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에게 절도의 고의나 불법영득의사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검찰마저 "봐주자"… 이례적인 선고유예 구형

이번 사건에서 더욱 눈길을 끈 것은 검찰의 태도 변화다. 검찰이 항소심에서 이례적으로 선고유예를 구형했기 때문이다.


선고유예란 범행이 경미한 초범에게 형의 선고를 미루고, 2년 동안 사고 없이 지내면 아예 형 선고를 없던 일로 해주는 제도다. 사실상 "죄는 있지만, 처벌까지는 하지 말자"는 관대한 처분이다.


검찰이 이렇게 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비례성의 원칙' 때문이다. 1050원짜리 과자를 먹은 대가로 전과자가 되어 직장까지 잃게 하는 것은, 범죄의 경중에 비해 처벌이 지나치게 가혹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의 선고유예 구형보다 한 발 더 나아가, 아예 죄가 되지 않는다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A씨는 전과 기록 없이 보안 업무를 계속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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