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챙길 시간은 있고, 결제할 시간은 없나…'택시비 먹튀' 여성들, 사기죄 성립 따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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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챙길 시간은 있고, 결제할 시간은 없나…'택시비 먹튀' 여성들, 사기죄 성립 따져봤다

2026. 03. 11 15:26 작성2026. 03. 11 15: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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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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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결제하셔야 해요" 두 번이나 말했는데 줄행랑

직접 제지했다간 역풍 위험

1시간 택시를 이용한 뒤 요금 4만7500원을 내지 않고 달아난 여성 승객 사건이 공개됐다. /'JTBC News' 캡처

1시간가량 택시를 타고 이동한 뒤, 요금을 내지 않고 줄행랑을 친 여성 승객들의 모습이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겨 공분을 사고 있다. 이처럼 고의적인 택시비 무전취식은 명백한 사기죄에 해당할 수 있으며, 기사가 직접 승객을 쫓는 행위는 오히려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야기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10일 JTBC ‘사건반장’에는 경기도에서 9년째 택시 기사로 일하는 A씨의 사연과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 속 A씨는 지난 7일 오전 4시경 김포에서 여성 승객을 태웠고, 파주에서 일행을 한 명 더 태운 뒤 목적지인 고양까지 1시간가량 운행했다. 총요금은 4만7500원이었다.


A씨는 승객들이 앱 자동 결제로 오인할 것을 우려해 "직접 결제를 해야 한다"고 두 번이나 안내했다. 그러나 두 여성 승객은 결제하지 않은 채 하차 후 그대로 뛰어서 달아났다.


A씨는 "내릴 때 보면 떨어뜨린 담배 챙길 시간은 있고 내 말은 못 들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남성인 제가 여성 승객들을 쫓아갔다가 괜히 다른 문제로 번질까 봐 그냥 뒀다"며 경찰에 신고한 상태라고 밝혔다.


‘사기죄’ 성립 가능성 높아… 도망 행위는 고의성 입증의 핵심 열쇠


택시비를 내지 않고 도망간 여성 승객들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가장 핵심적인 혐의는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다. 사기죄는 사람을 속여 재산상 이익을 취득했을 때 성립하며, 최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택시 탑승 시 처음부터 요금을 지불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기사를 속여 운행하게 했다면 사기죄가 인정된다.


이번 사건의 경우, 승객들이 처음부터 돈을 낼 의사가 없었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도망쳤다는 사실 자체가 법적인 가중 처벌 요건은 아니다.


하지만 도주 행위는 요금을 내지 않으려는 고의성을 증명하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 기사가 명확히 두 번이나 결제를 안내했고, 도망가기 전 소지품을 챙길 여유가 있었음에도 달아난 점 등은 단순한 착오가 아닌 고의적 무전취식임을 강력히 뒷받침한다. 블랙박스 영상은 이를 입증할 증거다.


실제 법원 판례에서도 소액의 무전취식을 악의적 범행으로 보아 엄벌에 처한 사례들이 있다. 창원지법은 2024년 2월, 택시비를 내지 않은 승객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다만, 피해액이 비교적 소액이고 초범일 경우 벌금형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만약 사기죄 입증이 어렵다면, 경범죄처벌법상 무임승차 규정이 적용되어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과료 처분을 받게 된다.



승객 쫓아갔다간 역풍 위험… A씨의 판단 옳았다


A씨가 화나는 상황에서도 승객들을 직접 쫓아가지 않은 것은 법적으로 현명한 대처였다.


남성 기사가 요금을 안 내고 도망가는 여성 승객을 쫓아가 신체적 접촉이 발생할 경우, 자칫 심각한 법적 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


승객을 붙잡는 과정에서 불필요한 신체 접촉이 발생했다며 성범죄로 무고당할 위험이 있다. 실제로 과거 한 택시 기사가 요금 문제로 실랑이를 벌이다 여성 승객에게 성폭행 혐의로 억울하게 고소당해 운전면허까지 취소된 사례도 있다.


물론 도망가는 승객은 범죄를 저지른 현행범이므로, 기사가 도주를 막기 위해 앞을 가로막거나 팔을 붙잡는 정도의 합리적인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은 형사소송법상 적법한 현행범 체포로 인정되어 폭행이나 감금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하지만 체포 과정에서 자칫 필요 이상의 완력이 사용되거나 억울한 성범죄 무고에 휘말릴 실무적 위험성이 워낙 크기 때문에, 억울하더라도 직접 물리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즉시 112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이 사건처럼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하고, 승객이 이용한 호출 앱 정보를 수사기관에 제공하면 충분히 범인을 특정해 처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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