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학생 숨지게 한 음주운전자, '윤창호법 위헌' 4번째 재판에서도 징역 8년
대만 유학생 숨지게 한 음주운전자, '윤창호법 위헌' 4번째 재판에서도 징역 8년
세 번째 음주운전으로 유학생 숨지게 만든 50대 남성
"렌즈 빠져 못 봤다" 변명부터, 강제 합의하려 대만까지 찾아간 가해자 가족들
징역 8년 선고 후 '윤창호법 위헌' 나왔지만⋯감형은 없었다

이미 음주운전으로 2번의 처벌을 받았으면서도 또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가 대만인 유학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은 50대 남성. 이 남성은 2회 이상 적발된 음주운전자를 가중처벌하는 '윤창호법 위헌' 결정 후 이뤄진 파기환송심에서도 감형 없이 징역 8년을 선고받았다. 사진은 29일 파기환송심 선고가 끝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는 피해자 측 변호사. /연합뉴스
지난 2020년 11월, 대만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20대 학생 쩡이린(曾以琳)이 숨졌다. 가해자는 앞서 음주운전으로 두 차례나 형사 처벌을 받고도, 또다시 술에 취해 운전대를 잡은 50대 남성이었다.
가해자 A씨는 지난해 4월 열린 1심과 8월 이어진 항소심(2심)에서 모두 징역 8년을 선고 받았다.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범죄란 점에선 턱없이 부족한 형량 같아 보였지만,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가 '위험운전 치사' 범죄에 권고한 양형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처벌이었다.
그리고 오늘(29일), 법원은 A씨에게 다시 한번 징역 8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을 거쳐 파기환송심까지, 무려 4번의 재판 끝에 나온 결론이었다.
이 사건 가해자 A씨는 지난 2012년과 2017년에 음주운전을 저질렀지만 모두 벌금형에 그쳤다. 이후 세 번째 저지른 음주운전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유학생 쩡이린을 숨지게 했다.
그렇게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운전을 하다 렌즈가 빠져 피해자를 보지 못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았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사고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79%로, 면허 취소 수준인 0.08%에 근접했음에도 그랬다.
심지어 1심에서 검찰이 구형한 징역 6년보다 무거운 징역 8년이 선고되자, A씨 가족들은 대만까지 찾아가 쩡이린의 부모와 강제로 합의를 시도하기도 했다. 현행 양형기준상 피해자 측과 합의하고 처벌불원 의사를 받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감형 사유이기 때문이다.
이후 A씨 측은 "징역 8년은 너무 무겁다"며 2심 항소와 대법원 상고를 이어갔다.
그런데 대법원 상고심 도중 앞서 A씨를 가중처벌하는 근거가 됐던 이른바 '윤창호법'이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결정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헌재는 "2회 이상 음주운전 시 처벌 기한에 대한 제한 없이 가중처벌하는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은 위헌"이라고 선언했다. 과거 음주운전 전력이 있기만 하면 가중처벌하는 건 과하다는 판단이었다.
이에 A씨 사건을 심리하던 대법원은 "윤창호법 위헌 결정을 고려해 다시 판결하라"며 지난해 12월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하지만 파기환송심에서조차 징역 8년은 그대로 유지됐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제4-3항소부(차은경 양지정 전연숙 부장판사)는 "음주운전은 자신뿐 아니라 타인의 생명과 재산을 침해할 위험이 매우 높은 범죄"라며 "이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된 것을 우선해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책은 매우 무거운 반면, 피해자의 책임으로 돌릴 여지는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 판결이 나온 직후, 쩡이린 사건에 관한 관심을 호소해온 그 친구들은 로톡뉴스에 피해자 부모님이 국내 사법부에 전한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We want to thank all the people who have helped us for this long period of time. We want to thank the Judges who stood against pressure and uphold justice."
"오랜 기간 저희를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그간 압력에 맞서며 정의를 수호한 판사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