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캅" "폴리스"…집에서, 몸에서 마약 증거 다 나왔지만 무죄
"코리안 캅" "폴리스"…집에서, 몸에서 마약 증거 다 나왔지만 무죄
"코리안 캅", "폴리스"라고만 하고 주거지 수색
증거 확보하고 자백까지 받았지만 적법 절차 누락
위법수집증거배제의 법칙에 따라 무죄

마약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외국인 여성이 체내 마약 성분 검출과 자백에도 불구하고 1심에서 무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대전에 사는 태국인 여성 A씨가 필로핀을 거래하려 한다'
지난해 8월, 충남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와 같은 내용의 첩보를 입수했다. 경찰관들은 신분증을 보여준 뒤 A씨의 집 안을 수색했고, 이곳에서 범죄 증거를 확보했다. A씨의 집 안에선 필로폰 0.72g과 마약 흡입 도구 등이 발견됐다. 또한 A씨의 몸에서도 마약 성분이 검출됐고, A씨는 혐의를 자백했다.
그런데 돌연 1심 법원에서 A씨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어째서일까.
수사기관이 확보한 필로폰 등의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이유에서였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위법수집증거배제의 법칙'을 법칙으로 삼고 있다. 증거가 법정에서 유효하려면, '위법하게 수집되지 않은 증거'여야 한다는 취지다. 법원은 이런 원칙을 근거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원이 문제 삼은 건, 경찰이 A씨의 집을 수색할 때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영장 없는 주거 수색이 정당화되려면 최소한 거주자가 동의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판단이었다. 출동 당시 경찰은 외국인인 A씨에게 단순히 "코리안 캅", "폴리스"라고만 말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7단독 김지영 판사는 "(당시 주거 수색에 대해) 경찰관들이 A씨의 자발적 의사를 확인한 사실이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판사는 경찰이 A씨에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고, 마약 소재에 관해 질문한 것도 문제라고 봤다.
이렇게 된 이상 A씨가 자백했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그의 처벌은 어렵다. 자백이 유일한 증거일 때는 유죄를 선고할 수 없기 때문이다(형사소송법 제310조). 자백에 대한 다른 보강증거가 있어야 유죄를 선고할 수 있는데, 관련 증거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판단받은 결과 무죄가 선고됐다.
한편 검찰은 1심 재판 결과에 대해 "2심 판단을 다시 받아보겠다"며 항소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