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 향기 팝니다" 황당한 중고거래, 웃고 넘겨도 법적으론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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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쫀쿠 향기 팝니다" 황당한 중고거래, 웃고 넘겨도 법적으론 괜찮을까?

2026. 02. 12 11:4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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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용기 판매하는 이색 게시물 유행

법조계 "사기죄 성립 어렵지만 소비자 오인 주의해야"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향기를 판다며 올라온 게시물 모습. 두쫀쿠를 포장했던 빈 통을 2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보배드림' 커뮤니티 캡처

최근 당근마켓이나 번개장터 등 중고거래 플랫폼에 눈을 의심케 하는 게시물들이 올라오고 있다. 실제 음식이 아니라 음식이 담겨 있던 빈 용기를 팔면서, 그 안에 담긴 향기나 공기를 판다고 광고하는 것이다.


가격은 단돈 2,000원. 언뜻 보면 실소 유발용 유머 게시물 같지만, 만약 누군가 이를 진지하게 구매했다면 법적 문제는 없을까. 이 황당한 거래의 이면을 분석해 봤다.


향기가 식품인가?... 식품위생법의 잣대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의문은 먹는 것과 관련된 법 위반 여부다. 우리 식품위생법은 식품을 모든 음식물로 정의한다. 빈 용기를 판매할 때 그 안에 남은 미세한 잔여물이나 향기 성분까지 식품으로 볼 수 있을까.


법조계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대법원은 식품위생법상 영업의 범위를 식품의 제조, 판매뿐만 아니라 그 전 단계인 보관 행위까지 포함한다고 폭넓게 해석하지만, 빈 용기 자체를 판매하는 행위를 식품 판매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또한, 개인이 사용하던 용기를 일회성으로 파는 것은 계속적·반복적 상행위인 영업에 해당하지 않아 처벌 대상이 되기 어렵다.


사기죄와 허위광고 논란


진짜 쟁점은 기만 여부다. "향기를 판다"고 해놓고 빈 통만 보냈다면, 이는 구매자를 속인 것일까.


표시·광고법은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할 우려가 있는 광고를 금지한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판단할 때 표현의 전체적인 맥락과 일반 소비자의 인식을 중요하게 본다.


최근 중고거래 플랫폼의 유머러스한 문화를 고려할 때, 성인 소비자가 2,000원을 내고 실제로 공기를 산다고 믿을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 즉,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수준의 해학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형법상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을 취득해야 성립한다. 여기서 기망은 반드시 중대한 허위사실일 필요는 없지만,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리려는 의도가 있어야 한다.


만약 판매자가 유머를 목적으로 올렸고, 구매자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재미 삼아 샀다면 사기죄의 핵심 요건인 '불법영득의 의사'가 인정되기 어렵다.


유머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법적으로 명백한 위법이라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자칫하면 '전자상거래법' 위반 소지는 남는다. 통신판매업자는 재화 내용을 명확히 표시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구매자가 정말로 오해하여 결제했다면, 물건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환불을 요구할 수 있고 판매자는 이를 거절하기 힘들다.


중고거래 시장의 유머는 일상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지만, 누군가에겐 불쾌한 경험이 될 수 있다. 법과 상식의 경계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신의성실의 원칙, 그것이 안전한 중고거래 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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