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왕리 음주운전 참변' 운전 시킨 남성 집행유예…그는 어떻게 실형을 피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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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왕리 음주운전 참변' 운전 시킨 남성 집행유예…그는 어떻게 실형을 피했나

2021. 04. 01 17:06 작성2021. 04. 02 15: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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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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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국민청원 63만명 동의했던 '을왕리 음주운전 참변'⋯동승자 실형 피했다

음주운전 하게 한 건 맞지만, 그게 '교사(敎唆)'까지는 아니라고 본 법원

'을왕리 음주운전 참변' 운전자 A씨가 윤창호법이 적용돼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동승자 B씨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으로 실형을 피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가해자를 엄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63만명 이상이 동의한 '을왕리 음주운전 참변'. 당시 운전대를 잡았던 A(35⋅여)씨가 윤창호법이 적용돼 징역 5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옆자리에 앉았던 동승자 B(48⋅남)씨는 실형을 피했다.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었다.


B씨에겐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교사(敎唆⋅범행을 지시하는 등의 행위)'죄가 인정되지 않고, 단순 '방조(幇助⋅범죄에 직접 가담하지 않고, 이를 수월하게 만드는 행위)'죄만 인정됐다.


앞서 검찰은 B씨가 A씨에게 차량 문을 열어 주는 등 운전하도록 한 것은 사실상 음주운전을 시킨 것이라고 판단해 '교사' 혐의를 적용했다. A씨 역시 법정에서 "B씨가 운전하라고 시킨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대답하는 등 음주운전을 강요당했다는 진술을 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인천지법 형사3단독 김지희 판사는 1일 운전자 A씨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 치사) 혐의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지만, 동승자 B씨는 단순히 음주운전을 방조했다고 보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음주운전 하게는 했지만 '교사'는 아니다" 동승자 주장, 재판에서 받아들여졌다

우리 형법은 교사범을 직접 범행을 실행한 이(A씨)와 똑같이 처벌하지만, 방조범은 형량을 반드시 깎아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혐의를 모두 인정한 A씨와 달리, 재판 내내 B씨는 "음주운전을 방조한 건 인정하지만, 교사는 아니다"는 식으로 주장해왔다.


검찰은 B씨의 음주운전 교사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A씨에게 운전하라고 한 거 알고 있느냐", "차 안에서 무슨 대화를 했느냐"는 질문을 했지만 '모르쇠'로 일관했다. 지난 2월 열린 공판에서도 B씨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답변을 55차례 반복했다. 또 "(사고 당시) 잠이 든 상태였다"라고 주장했다.


사건을 맡은 김지희 판사는 1일 B씨에 대해 "음주운전을 방조한 사실은 유죄로 인정된다"고 했다. 다만 "A씨는 자신의 결의와 의사로 음주운전을 했지만, B씨는 A씨의 운전 업무를 지도⋅감독하거나 특별한 관계에 의한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피해자의 사망에 대해 공동으로 책임을 진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덧붙여 "형사 위로금 명목으로 상당한 합의금을 지급한 점도 양형에 고려했다"면서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피해 유가족 "119보다 변호사를 먼저 찾았다"⋯그 외 여러 논란 있었지만 집유

'을왕리 음주운전 사고'는 지난해 9월 치킨 배달에 나선 50대 가장을 치어 숨지게 한 사고다. 당시 A씨 등은 만취 상태에서 역주행을 하다 피해자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94%로 면허 취소 수치(0.08%)의 2배를 넘겼다.


이후 유가족이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이 사건을 알리며 "가해자들이 119보다 변호사를 먼저 찾았다"고 해 크게 공분을 샀다.


사건이 알려진 이후에도 B씨가 보인 태도는 여러 차례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해 9월에는 B씨가 혐의에서 벗어나기 위해 운전자 A씨에게 거짓 진술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일었고, 또 지난해 11월에는 B씨가 합의를 위해 유가족의 의사에 반해 집 앞까지 찾아간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B씨의 변호인 역시 "합의를 하지 않는 게 유가족의 진정한 의사이고 최선의 결과일지 의문이 든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었다.


하지만 오늘 1일.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던 B씨는 집행유예를 받았다.


[로톡뉴스=안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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