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주유소측 실수로 경유차에 휘발유, 배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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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주유소측 실수로 경유차에 휘발유, 배상은?

2018. 04. 27 11:43 작성
김주미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oom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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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대구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A씨가 주유소에서 차에 기름을 넣고 200미터쯤 가는데  차에서 진동이 느껴졌습니다. 차에 이상이 있는 것 같아 시동을 끄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조금 전 받은 주유 영수증을 살펴봤습니다.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주유 내용을 본 A씨는 경악했습니다. 경유차에 휘발유를 무려 67리터나 넣어 놓았던  것이었습니다.


A씨가 차를 움직이려 다시 시동을 걸어봤지만, 차는 꿈적도 하지 않았습니다. A씨는 차를 서비스센터에 맡기고 견적을 뽑아보니, 수리비로 1천758만원이 나왔습니다. A씨는 이 돈을 주유소 측에 청구했지요.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돼 있는 이 차량의 가격은 1천400백만 원이었습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셈인데요. 이런 경우 과연 얼마를 배상해야 하는 것일까요?


이 민사소송에서 법원은 일단 차량 피해액을 주유소측이 전액 부담하는 게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주유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은 기름을 넣을 차량이 사용하는 연료의 종류를 확인해 그에 알맞은 연료를 주유해줄 의무가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유직원을 고용한 주유소측이 이 혼유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법원은 판결했습니다.


이젠 얼마를 배상하는게 좋을지 금액을 산출해야 하는데요. 법원은 일단 A씨가 요구한 차량수리비  1천758만원은 적정하다고 인정했습니다. 이 금액은 차를 수리하는 서비스센터의 혼유수리 매뉴얼에 따라 사고 차량의 인젝터, 고압펌프, 연료펌프, 연료레일 등을 교환하는데 드는 비용이였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죠. 혼유사고 당시 사건 차량의 가치(교환가격)가 수리비보다 353만 원  적은 1천 405만 원이었다는 것입니다. 이 가격은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서 체결한 금액이었습니다. 그러니 이제 차량 가격보다 더 비싸게 주고 차를 수리하는게 과연 타당한가라는 문제와 부딪히게 된 것입니다.


법은 차량가격보다 더 많은 수리비가 들어간다 하더라도 고쳐줘야 하는 경우를 이렇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사회 통념상 굳이 차량 가격보다 비싼 돈을 들여 수리해 탈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허용될 수 있다.” 그런데 A씨의 차량은 차 값보다 더 많은 돈을 들여 고쳐 타야 할만한  ‘특별한 사정’을 갖는 차는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주유소측이 차량 주인인 A씨에게 배상해줄 돈을 차량가격으로 한정했습니다. 차량가격에서 고철값 50만 원을 제한 1천355만원에, 4일간 다른 차를 빌려 타는데 드는 비용  96만원을 더해 총 1천451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것입니다. 차 기름 넣은 때 잠깐 다른 생각했다가 주유소 알바생 1년치 월급이 다 날아간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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