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 훔쳐봤다" 2년 만에 누명 벗은 남학생…학교·여학생에 물을 수 있는 법적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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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훔쳐봤다" 2년 만에 누명 벗은 남학생…학교·여학생에 물을 수 있는 법적 책임은?

2025. 10. 01 14:41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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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가 밝힌 진실

국가배상·무고죄·민사까지 역공 방법은

사건 직후 화장실에서 웃으며 나오는 B양의 모습. /JTBC News 유튜브 캡처

‘성범죄자’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진 지 2년 만에, 법원이 남학생 A군의 손을 들어줬다. 단 한 명의 일관성 없는 진술에만 의존해 ‘변태’로 낙인찍었던 학교와 교육청의 섣부른 판단이 뒤집히는 순간이었다.


이제 A군과 가족은 무너진 2년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한 역공에 나선다. 학교와 교육청, 그리고 허위 진술을 한 여학생 B양을 상대로 어떤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고, 어떤 처벌을 기대할 수 있을지 법적으로 따져봤다.


CCTV 속 미소, 2년간의 누명을 벗기다

사건은 2023년 9월 경기도의 한 중학교에서 벌어졌다. 1학년이던 A군은 동급생 B양을 따라 화장실에 들어가 용변 보는 모습을 훔쳐봤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B양은 "A군이 옆 칸에 들어와 칸막이 위로 고개를 내밀었다"고 주장했다.


학교는 B양의 진술을 전적으로 신뢰했다. A군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는 "B양이 거짓으로 음해할 리 없다"며 A군에게 출석정지 5일과 특별교육 8시간이라는 무거운 징계를 내렸다.


A군의 학교생활은 그날로 무너졌다. 모범생이었던 아들은 친구들 사이에서 '변태'로 낙인찍혔고, 선생님들마저 범죄자 취급했다. 결국 A군은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전학을 가야만 했다.


하지만 2년간의 법정 다툼 끝에 진실이 드러났다. 법원이 A군에게 내려진 징계처분을 모두 취소한 배경에는 여러 결정적 증거가 있었다. 우선 B양의 진술이 오락가락했다.


처음에는 단순히 "누군가 훔쳐봤다"고 진술했지만, 경찰 조사를 거치며 A군으로 가해자를 특정하는 등 내용이 바뀌었다. 또한 "범인이 마스크를 썼다"는 B양의 진술과 달리, 당시 A군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객관적 사실과도 맞지 않았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것은 CCTV 영상이었다. 성추행 피해를 주장한 직후 화장실에서 나온 B양은 웃고 있었다.


재판부는 "A군이 고장 난 남자화장실 변기 뚜껑을 치울 때 난 소리를 B양이 오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심지어 징계를 의결한 교육청 장학사는 A군의 무죄를 입증할 CCTV 영상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군의 역공, 누구에게 어떤 책임을 물을 수 있나

억울한 누명을 벗은 A군 측은 이제 학교와 교육청, 그리고 B양을 상대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예상되는 법적 대응과 그 결과를 분석했다.


1. 학교·교육청 장학사 상대: 국가배상청구

A군 측이 가장 확실하게 승소할 수 있는 방법은 국가배상청구다. 학교장, 교사, 장학사는 모두 공무원에 해당하며, 이들이 직무를 수행하며 저지른 불법행위로 발생한 손해는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있다(국가배상법 제2조).


학교 측의 위법 사유는 명백하다. CCTV라는 명백한 객관적 증거를 확인하지 않은 중대한 과실을 저질렀고, 오락가락하는 B양의 진술만을 믿고 성급하게 징계를 결정하는 절차적 하자를 보였다. 이는 학교폭력예방법이 규정한 공정한 조사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이미 법원에서 징계가 위법하다고 취소 판결을 내렸기에 승소 가능성은 매우 높다. A군이 겪은 정신적 고통과 명예훼손, 전학 비용 등을 고려해 위자료 1,000만~3,000만 원에 변호사 비용 등 실비를 더한 금액을 배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2. 여학생 B양 상대: 형사고발과 민사소송

B양의 허위 진술에 대해서는 형사적, 민사적 책임을 동시에 물을 수 있다. 먼저 형사적으로는 A군을 징계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신고했으므로 무고죄(형법 제156조) 성립 가능성이 높다. 무고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범죄다.


다만 B양이 중학생인 점을 고려하면 형사처벌보다는 소년보호처분(보호관찰, 사회봉사 등)이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법원은 중학생도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판단할 지능이 있다고 본다.


민사적으로는 B양의 허위신고가 A군에게 정신적, 재산적 피해를 준 명백한 불법행위(민법 제750조)이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사안인 만큼 B양의 책임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으며, 위자료 500만~1,500만 원과 전학 비용, 치료비 등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올 수 있다.


3. B양 부모 상대: 감독자 책임

만약 B양이 법적으로 책임능력이 없는 미성년자로 판단될 경우, 그 부모가 대신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민법 제755조). 법정감독자인 친권자는 자녀의 불법행위에 대한 감독 의무를 위반한 책임을 지게 되므로, A군 측은 B양과 그 부모를 공동으로 묶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최소 3,000만 원 이상 배상 가능

종합적으로 A군 측은 학교와 교육청을 상대로 약 3,000만 원 내외의 국가배상을, B양과 그 부모를 상대로 약 1,500만 원 내외의 민사배상을 받아낼 가능성이 높다. B양에 대한 형사고발은 소년보호처분으로 이어져 법적 책임을 명확히 하는 효과를 낳을 것이다.


한 학생의 무너진 2년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이번 법적 대응이 섣부른 판단이 낳은 비극에 경종을 울리고, 억울한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는 선례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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