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불법촬영에 '엄지 척' 날린 남성, 불법촬영 방조로 처벌 가능할까
이태원 핼러윈 불법촬영에 '엄지 척' 날린 남성, 불법촬영 방조로 처벌 가능할까
핼러윈으로 인파 몰린 이태원에서 여성 신체 불법촬영
곁에서 지켜보던 남성들, 제재 대신 동조
이들에게 '카찰죄' 방조로 법적책임 물을 수 있을까 봤더니

지난 주말, 핼러윈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볐던 서울 이태원. 이곳에서 고릴라 분장을 한 A씨가 불법촬영을 시도한 장면이 포착됐다. 그런데 주위 남성들이 이를 보고도 제지하는 대신 엄지를 들어 보이며 '오케이' 사인을 주고받아 논란이 됐다. 이들에게 불법촬영을 방조한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유튜브 '아차산꼬질이'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주말, 서울 이태원은 핼러윈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널찍한 도로에서조차 줄을 서서 걸어야 할 만큼 인파가 몰린 상황. 이런 가운데 한 여성의 뒤에 붙어 불법촬영을 하고 이를 향해 엄지를 치켜든 남성들의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이 사건은 당시 현장에 있던 한 유튜버가 문제의 불법촬영 장면을 기록으로 남기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끔 고릴라 분장을 하고 있던 A씨. 그는 카메라를 들고 셀카를 찍는 듯하더니, 이내 앞서 걷던 여성의 뒤로 바짝 붙었다. 그리고는 몸을 낮춰 여성의 신체를 그대로 촬영했다.
옆에 서 있던 남성들은 이런 불법촬영을 제재하지도, 피해 여성에게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 오히려 해당 장면을 지켜보고, 직접 불법촬영을 마친 A씨와는 "잘 됐다"는 의미로 '오케이' 사인을 주고받기도 했다.
성폭력처벌법에 따르면,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불법촬영은 엄연한 처벌 대상이다. 그런데 이러한 촬영 행위를 방관하고 엄지까지 들어올린 남성도 처벌할 수 있을까.
직접 피해자를 불법촬영한 A씨가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제14조 제1항)로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 우리 법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불법촬영하면 7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
이 사건을 공론화한 유튜버에 따르면 피해자도 불법촬영 피해 사실을 인지하고 있고, A씨를 고소할 예정이다.

그런데 이를 지켜보던 다른 남성들도 처벌할 수 있을까. 우리 법이 직접 범행을 한 사람(정범) 뿐 아니라 이를 방조(幇助⋅범죄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수월하게 만드는 모든 행위)한 사람도 처벌하고 있다는 점에서 변호사들의 의견을 물었다.
변호사들은 "사회적으로 지탄받을 수 있는 행동인 건 맞지만, 방조범으로 처벌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이 죄가 성립하려면 범행을 부추기거나, 범행이 쉽게 이뤄지도록 해야 하는데 그렇게 보이진 않기 때문이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새서울의 민고은 변호사는 "방조 혐의로 처벌하려면 기술적으로 조언을 하는 등 범행에 실제로 영향을 미쳐야 하는데, 영상을 확인해본 결과 그렇게 보이진 않는다"며 "불법촬영이 끝난 뒤에서야 엄지를 치켜세웠다는 점에서 방조범의 책임을 묻긴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는 "불법촬영을 하기 쉽도록 해당 남성들이 A씨를 주변에서 가려줬거나, '저기서 찍으라'는 식으로 가리키는 등 범행을 조력했다면 방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지금 올라온 영상을 바탕으로 봤을 때, 엄지를 치켜올린 행동만으로는 처벌이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법무법인 태율의 조연빈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도의적인 문제는 있지만, 이미 불법촬영 범죄가 종료된 이후의 행동이라는 점에서 처벌은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방조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범행의 실행에 도움을 주는 일체의 행동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어 "행인인 이들에게 불법촬영 범죄를 막아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워 방조죄로 처벌하기엔 어려워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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