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상의 탈의 빌런, 불쾌해도 형사 처벌 못 한다…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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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상의 탈의 빌런, 불쾌해도 형사 처벌 못 한다… 이유는?

2025. 09. 01 11:12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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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음란·과다노출죄 적용 어려워

승무원 지시 불응 시에만 '철도안전법' 위반

KTX 객실 안에서 상의를 완전히 벗은 채 좌석에 앉아 있는 승객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KTX 객실 맨 앞자리, 신발을 벗은 발치에 웃옷을 던져둔 채 상의를 훌렁 벗은 50대 추정 남성. 'KTX 상의 탈의 빌런'이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을 달군 사진 한 장이 공공장소 에티켓과 법적 처벌 경계에 대한 논란을 지폈다. 보는 이에겐 불쾌감을 주지만, 놀랍게도 이 남성을 법의 잣대로 처벌하기는 쉽지 않다.


민폐는 맞지만 범죄는 아니다?

많은 누리꾼들은 "공연음란죄나 과다노출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형사처벌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공연음란죄 성립 어려워

형법상 공연음란죄는 '일반인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는 음란한 행위'를 했을 때 성립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남성이 단순히 상의를 벗은 행위 자체를 성적 흥분을 유발하는 음란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


과다노출죄도 해당 안 돼

경범죄 처벌법상 과다노출죄는 '성기·엉덩이 등 신체의 주요한 부위'를 노출했을 때 적용됩니다. 일반적으로 남성의 상체는 '주요 부위'로 간주되지 않아 이 법을 적용하기도 힘들다.


결론적으로, 승객의 행동은 많은 사람에게 불쾌감을 주는 '민폐' 행위이지만, 현행법상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범죄' 행위로 보기는 어렵다.


헬스장, 수영장과 무엇이 다른가

상의를 벗은 승객은 "헬스장에서도 웃통 벗고 운동하는데, 뭐가 문제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법은 '장소의 특성'과 '사회적 통념'을 매우 중요하게 따진다.


헬스장·수영장·공원 등은 운동이라는 명확한 목적을 가진 공간이다. 땀을 흘리는 과정에서 체온 조절을 위해 상의를 벗는 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분위기가 있다.


반면 KTX는 다양한 연령과 성별의 승객이 밀집해 장시간 함께 이동하는 대중교통이다. 이곳에서의 상의 탈의는 운동과 같은 정당한 목적을 찾기 어렵고, 사회 통념상 용인되는 행위로 보기 힘들다.


법원은 사회상규에 어긋나는지를 판단할 때 이러한 구체적인 상황과 사회적 통념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헬스장에서의 탈의는 용인되지만, KTX에서의 탈의는 비난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유일한 처벌 가능성은 '승무원의 지시'

그렇다면 이 승객은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걸까? 유일한 가능성은 철도안전법에 있다.


만약 KTX 승무원이 다른 승객의 불쾌감 등을 이유로 "옷을 입어달라"고 정당한 직무상 지시를 내렸음에도 승객이 이를 따르지 않고 거부했다면, 이는 '철도종사자의 직무상 지시 불이행'에 해당할 수 있다. 이 경우 철도안전법에 따라 과태료 등의 행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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