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울하다"던 전재수, 왜 옷 벗었나… 법조계가 지목한 '치명적 쟁점'
"억울하다"던 전재수, 왜 옷 벗었나… 법조계가 지목한 '치명적 쟁점'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에 "억울하다"면서도 직 내려놔
부산시장 선거구도 안갯속으로

입장 밝히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연합뉴스
내년 지방선거의 가장 유력한 부산시장 후보로 꼽히던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속에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미국 출장 후 11일 오전 귀국한 전 장관은 공항에서 "허위 사실에 근거한 의혹"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장관직을 내려놓겠다"는 발언을 던지며 정치권에 파문을 일으켰다.
단순한 사퇴가 아니다. 이번 사건은 내년 4월 치러질 부산시장 선거의 판도를 송두리째 뒤흔들 '메가톤급 변수'로 부상했다.
"결백하지만 물러난다"…초대형 악재에 요동치는 부산 정가
전 장관의 사의 표명은 부산 정치권의 지형을 즉각적으로 바꿔놓았다. 그가 여권의 '상수(常數)'로 여겨졌던 만큼, 그의 이탈 가능성은 곧 선거 구도의 전면 재편을 의미한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당혹감이 감지된다. 이재성 전 시당위원장과 박재호 전 의원, 김영춘 전 장관 등 대체 후보군이 거론되지만, 전 장관이 가진 중량감을 대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와 함께 지지율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반면 국민의힘은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야권에서는 김도읍 의원과 조경태 의원 등 잠룡들이 하마평에 오르며, 무주공산이 될 수도 있는 부산시장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결국 전 장관이 '결백'을 입증하고 선거판에 복귀할 수 있을지가 핵심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의혹 해명을 넘어, 법리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쟁점을 안고 있다고 분석한다.
'북항 재개발' 직무 관련성 입증이 관건…뇌물죄 성립 여부 촉각
핵심 쟁점은 '직무 관련성'이다. 전 장관 측은 통일교 측의 금품이 정치적 후원 성격일 뿐, 장관 업무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법적 판단은 다르다. 형법 제129조(수뢰, 사전수뢰)에 따르면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금품을 수수하면 뇌물죄가 성립한다.
특히 해수부 장관은 부산항 북항 재개발 사업 등 막대한 이권이 걸린 사업의 최종 결재권자다. 법원은 직무의 범위를 법령상 권한뿐만 아니라 관례적이거나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범위까지 포괄적으로 인정하는 추세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0고정1112 판결 참조).
만약 통일교 측의 금품 전달 시점과 북항 재개발 관련 인허가나 편의 제공 시점이 겹친다면, 설사 청탁이 명시적이지 않았더라도 '묵시적 청탁'에 의한 뇌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자금법 절차 지켰어도 뇌물 될 수 있어"…피선거권 박탈 위기
전 장관 측이 "정치자금법 절차를 준수했다"고 항변하더라도 법적 리스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법원은 정치자금 명목으로 돈을 받았더라도, 그것이 공무원의 직무 행위에 대한 대가성을 띤다면 뇌물로 본다. 정치자금법상의 절차 이행 여부와 상관없이, 직무와의 대가관계가 입증되면 뇌물죄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확립된 판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고합875 판결 참조).
여기에 일명 '김영란법'으로 불리는 청탁금지법 위반 여부도 뇌관이다. 직무 관련성과 대가성이 입증되지 않더라도, 공직자가 동일인으로부터 1회 100만 원, 연간 300만 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받으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된다.
선거법상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뇌물수수액이 3천만 원을 넘길 경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이 적용되어 형량이 대폭 늘어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