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못 하겠다" 떠난 대리기사 대신 운전했다가 벌금 1100만원⋯대리기사 책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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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 못 하겠다" 떠난 대리기사 대신 운전했다가 벌금 1100만원⋯대리기사 책임은?

2020. 06. 12 12:24 작성
최종윤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y.choi@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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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운전 기사 '음주운전방조죄'로 처벌된 적 있다

"주차 못 하겠다"며 운전을 거부한 대리운전 기사. 어쩔 수 없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주차를 했는데 음주운전으로 벌금 11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런 경우 운전을 거부하고 떠난 대리기사에게는 책임이 없을까?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

한파가 몰아치던 지난해 12월 어느 늦은 밤. A씨는 자신의 집 주차장 입구에서 발을 동동 굴렀다. 대리운전 기사가 모는 자신의 차를 타고 집 앞에 도착했는데, 대리운전 기사가 주차장 진입로를 보더니 "더이상 운전을 못 하겠다"고 말한 것이다. 좁은 폭이 문제였다.


"여기까지 와서 이러시면 어떡하느냐"고 되물었지만 대리운전 기사는 끝까지 거부했다. 옥신각신하다가 어쩔 수 없이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운전한 거리는 지하 1층에서 지하 2층까지였다.


그런데 A씨의 음주운전을 본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출동했고, A씨는 현장에서 붙잡혀 재판에까지 넘겨졌다.


"짧은 거리지만⋯그래도 음주운전" 벌금 1100만원 선고

재판을 담당한 서울남부지법 형사4단독 박성규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A씨에게 벌금 1100만원을 선고했다. 박 부장판사는 "운전한 거리가 얼마 되지 않는다"면서도 "같은 전력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음주운전을 한 점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판시했다.


벌금 1100만원이 선고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사람들이 대리운전 기사를 비난했다. 대리기사가 A씨가 운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을 만든 '대리운전 기사'에게는 법적 책임이 없을까.


'음주운전방조죄'로 처벌될 가능성 있다

변호사들은 "형사 책임을 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이 그렇게 훌쩍 떠나버리면 고객의 '음주운전'이 뻔하게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법률사무소 하율의 하정미 변호사는 "대리운전 기사도 경우에 따라 '음주운전방조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형법(제32조)은 '다른 사람의 범죄를 방조한 사람'도 처벌한다. '방조(幇助)'는 범죄에는 직접 가담하지는 않았지만, 이를 수월하게 만드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법원은 음주운전의 경우, 이를 막지 않은 동승자를 '음주운전방조죄'로 처벌하고 있다.


하 변호사는 "요금 문제로 시비가 붙어 대리운전 기사가 차량을 아무 데나 세워두고, 이후 고객이 차량을 빼기 위해 운전대를 잡자 경찰에 신고한 상황에서, 대리운전 기사에게 '음주운전방조 혐의'로 벌금 130만원을 선고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하 변호사는 이어 "음주운전 방조가 인정되려면, 고객이 운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고, 음주운전을 할 것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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