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출석한 조국 전 장관, '피의자 대우'에 심기 불편
법원 출석한 조국 전 장관, '피의자 대우'에 심기 불편
영장실질심사 받기 위해 법원 출석한 조국 전 장관
검찰 수사관과 조국의 신경전⋯우병우의 레이저가 보인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포토라인에 섰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한 서울동부지법 앞에서다.
조 전 장관은 이날 포토라인에 서기 직전 검찰 관계자와 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조 전 장관은 자신에게 포토라인으로 향하는 길을 안내하는 검찰 수사관에게 고개를 돌려 한동안 응시했다. 당시 취재진 카메라에 담긴 조 전 장관의 모습은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모습을 두고 과거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포토라인에서 보였던 '레이저 눈빛'이 연상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조 전 장관은 왜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을까.

2016년 11월 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 조사를 받던 당시 우병우 전 수석의 모습 . 오늘 26일 법원에 출석한 조국 전 장관의 모습에서 우 전 수석의 모습이 연상된다. /연합뉴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5분쯤 감색 트렌치코트 차림으로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지법에 도착했다. 검찰 차량인 회색 밴을 타고 법원에 도착한 조 전 장관은 얼굴빛은 다소 수척했고 표정도 어두웠다.
차량에서 내린 조 전 장관 양옆에는 검찰 수사관이 섰다. 조 전 장관 오른편에 선 수사관이 팔을 들어 포토라인이 있는 통로 쪽으로 동선을 안내했다. 이때 조 전 장관이 불편한 모습을 드러냈다. 고개를 돌려 그 수사관을 쳐다본 뒤 '그 동선이 맞는지'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조 전 장관은 검찰 수사관에게 한동안 시선을 고정했다.

[바로 이 장면] 26일 서울 동부지법에서 검찰 수사관이 조국 전 장관에게 가야할 길을 안내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전 장관이 검찰 수사관의 '가이드'에 날카로운 모습을 보인 점에 대해 전⋅현직 검찰 관계자들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자신을 '피의자'로 대우하는 태도가 싫었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조 전 장관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에 앞서 검찰 청사에 출석했다. 검찰은 그곳에서 조 전 장관에게 '구인장'을 집행했다. 구인장이란 영장실질심사를 받아야 하는 피의자를 법원까지 데려가기 위한 강제력이 부여된 문서인데, 이 문서가 집행되는 순간 조 전 장관의 신병은 잠깐이지만 검찰 손에 넘어간다.
검찰 청사에서 법원까지 가는 짧은 순간이지만 조 전 장관은 검찰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검찰은 이 '순간'에도 피의자에게 수갑을 채웠다. 수갑 찬 상태로 검찰 차량을 타고 법원으로 가서 포토라인에 섰었다.
조 전 장관은 개정된 규칙에 따라 수갑은 차지 않았지만, 그 외 다른 모든 절차는 그대로 적용받았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전 장관은 포토라인에 서서 "첫 강제수사 후 122일째다"라고 입을 뗐다.
이어 "그동안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검찰의 끝이 없는 수사를 견디고 견뎠다. 혹독한 시간이었다"며 "검찰의 영장 신청 내용에 동의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오늘 법정에서 판사님께 소상히 말씀드리겠다"며 "철저히 법리에 기초한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희망하며, 또 그렇게 믿는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감찰 중단해달라는 외부의 지시가 있었나', '정무적 책임 외에 법적 책임도 인정하는가','직권남용 혐의는 계속 부인하는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법정에 들어갔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동부지법 105호 법정에서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됐다.
권 부장판사는 검찰과 조 전 장관 측의 의견을 듣고 기록을 검토한 뒤 이르면 이날 밤늦게 구속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