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아들의 면접을 축하하던 자리는, 어째서 '칼부림 현장'으로 변했을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단독] 아들의 면접을 축하하던 자리는, 어째서 '칼부림 현장'으로 변했을까

2020. 06. 01 13:56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소원하던 아버지와 아들 사이⋯면접 후 함께하던 식사 자리서 사건 발생

집 나가려는 아들 붙잡던 아버지, 홧김에 가위로 아들 찔러

살인미수 혐의로 재판 넘겨진 아버지⋯아들의 처벌불원으로 집행유예

아들의 면접을 축하하기 위한 아버지와 아들의 저녁 식사 자리는 곧 범죄 현장으로 변했다. /셔터스톡

아버지는 최근 면접을 본 아들을 축하해주고 싶었다. 평소 사이가 그리 살갑지 않았던 부자 관계이지만, 이날은 집에서 고기도 구워 먹으며 함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오붓해야 할 면접 축하 자리는 곧 피투성이 '살인 미수' 현장이 돼 버렸다.


아들 면접 축하 자리가 아버지의 살인미수 현장으로 변했다

오랫동안 집을 떠나있던 아들이 아버지 A씨의 집에서 살기 시작한 건 약 1년 전부터였다.


부자의 동거 기간은 편하지만은 않았다. 아버지 A씨는 아들이 취업하지 않고 매일 노는 것 같아 불만이었다. 거기에 술까지 마시니 속이 터져나갔다.


이런 불만은 아버지가 술에 취했을 때 종종 터져 나왔다. 잔소리를 넘어 가끔은 심하게 다투기도 했고, 폭행 사건으로 번지기도 했다. 112에 신고를 하기도 하면서 아버지와 아들의 사이는 더 악화했다.


하지만, 아들이 취업을 위해 면접까지 보고 온 날만큼은 달랐다. 부자지간에 축하의 술잔이 계속 이어졌다. 그 일이 있기 전까지는 어느 화목한 가정과 다르지 않았다.


아들은 자정이 넘어가자 아버지에게 "너무 취한 것 같으니 그만 마시자"라고 했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를 곱게 듣지 않고 짜증을 냈다. 다툼이 심해질 것 같아지자, 아들은 집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아버지는 이런 아들을 붙잡았다.


이 과정에서 아들은 아버지를 옆으로 밀쳤다. "이러면 제가 힘으로 할 수밖에 없어요"라며 뿌리치기도 했다.


그 순간 화가 치밀어 오른 아버지 A씨. 식탁 위에 있던 가위를 집어 들었다. 그리고선 집을 나서는 아들의 목을 향해 가위(칼날 길이 13cm)를 찔렀다. 아들의 목에선 많은 피가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아들은 다행히 목숨은 잃지 않았지만 1cm 빗겨났어도 아들의 목숨은 장담하지 못했다. 아들을 진료한 의료진이 재판부에 "천운이었다"라는 의견을 낼 정도였다.


"죄질이 나쁘다"면서도 아들의 '처벌불원' 고려해 집행유예

피고인 A씨는 '살인 미수' 혐의로 법정에 섰다.


홧김에 아들의 생명을 앗아가려 했던 그. 아버지는 아들을 찌른 행위는 인정했지만, 만취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하지만 수사 결과, 피고인은 사건 당시 심신 미약 상태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4월 16일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김용찬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평소 피해자와 다투는 과정에서 상호 간 폭행과 협박 등으로 수차례 가정보호사건 처분을 받거나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는데 재차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며 "그 죄질이 상당히 나쁘다"고 판시했다.


다만 아들이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하고 있고, 사건 범행이 우발적으로 벌어진 점 등을 양형 사유로 삼았다. 피고인이 아들과 아내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점도 피고인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피고인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선고됐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