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환자 콧줄 삽입을 간호사에게 맡긴 의사…법원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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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환자 콧줄 삽입을 간호사에게 맡긴 의사…법원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

2025. 09. 05 17:15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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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3명 여러 차례 시술 실패로 환자 고통만 가중

간호사에게 무면허 의료행위를 시킨 혐의로 기소된 50대 요양병원 의사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다른 병실에 있다는 이유로 80대 환자의 '콧줄' 삽입을 간호사에게 맡긴 50대 요양병원 의사가 결국 유죄를 선고받았다. 의사의 현장 감독 없이 위험한 의료행위를 지시한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는 법원의 판단이다.


수원지법은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의사 A씨(57)에게 벌금 200만원을, 그가 속한 의료재단에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의사는 없고, 간호사만 셋…반복된 실패에 환자 고통만

사건은 2018년 5월, 한 요양병원에서 벌어졌다. 의사 A씨는 80대 환자에게 비위관(일명 '콧줄')을 삽입하라고 간호사에게 지시했다. 비위관 삽입술은 코를 통해 위까지 관을 넣어 영양을 공급하는 의료행위로, 시술 과정에서 점막 출혈이나 식도 천공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의사가 직접 하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A씨는 다른 병실에서 응급환자를 보고 있었다. 현장에 없던 의사의 지시를 받은 간호사 3명은 여러 차례 시술을 시도했지만 계속 실패했고, 결국 환자의 고통만 가중시킨 채 콧줄을 제거해야 했다.


"내가 직접 했다"는 의사…진료기록엔 없었다

법정에 선 A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A씨는 "오전 9시에 내가 직접 콧줄을 삽입했는데 환자가 멋대로 빼버렸다"며 "당시 다른 응급환자의 기관 삽관술 중이라 담당 간호사에게 재삽입을 지시한 것으로, 적법한 진료 보조행위"라고 주장했다.


의사가 부재중인 위급한 상황에서 내린 어쩔 수 없는 지시였다는 항변이었다. 그러나 A씨의 주장은 법정에서 증거와 부딪혔다. 재판부가 당시 간호기록지를 샅샅이 살폈지만, A씨가 오전에 비위관 삽관을 시행했다는 기록은 어디에도 없었다. 동료 간호사와 피해 환자의 아들 역시 A씨에게 불리한 진술을 내놨다.


법원, "현장 감독 없는 지시는 명백한 불법"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모두 배척했다. 이는 의료법 제27조 1항(무면허 의료행위 등 금지)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라고 본 것이다.


수원지법 형사10단독 한소희 판사는 "설령 간호사에게 진료 보조행위를 지시하더라도, 비위관 삽입술처럼 위험성이 따르는 행위는 의사가 현장에 입회해 구체적으로 지도·감독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다른 응급환자를 진료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무면허 의료행위를 교사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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