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친구가 ‘성매매녀’ 헛소문…법정 세우면 어떤 처벌 받을까?
믿었던 친구가 ‘성매매녀’ 헛소문…법정 세우면 어떤 처벌 받을까?
지인 간 명예훼손 분쟁
‘미필적 고의’ 인정 범위와 법적 대응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가장 친한 친구의 입에서 나온 말은 비수였다. “쟤, 성매매 업소에서 일해.” 단 한 문장으로 한 사람의 일상과 평판이 무너졌다.
믿었던 친구의 악의적 거짓말로 사회적 낙인이 찍힌 한 여성이 법적 대응을 결심하며, 그 처벌 수위와 대응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내 등 뒤에 칼 꽂은 가장 친한 친구
사건의 피해자 A씨에게 친구 B씨는 한때 세상 가장 가까운 존재였다. 하지만 반년 전, B씨가 자신의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둘의 인연은 끝났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B씨는 주변 지인들에게 “A씨가 성매매 업소에서 일한다”, “들고 다니는 명품 가방은 다 가짜”라는 등 명백한 허위사실을 퍼뜨리기 시작했다.
악성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져 A씨의 귀에까지 들어왔다. 충격에 빠진 A씨가 B씨에게 증거(메시지 캡처)를 제시하며 따져 묻자, B씨는 소문을 퍼뜨린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나도 다른 사람에게 들은 이야기를 전했을 뿐”이라며 책임을 제3자에게 떠넘겼다. 반복되는 거짓말과 무책임한 태도에 정신적 고통이 극에 달한 A씨는 결국 법의 심판을 구하기로 마음먹었다.
‘나도 들은 얘기’…법정에서 통하지 않는 변명
법률 전문가들은 B씨의 행위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한다.
여러 사람에게 소문을 퍼뜨려 전파 가능성을 만든 ‘공연성’과, 구체적인 거짓 사실을 말한 ‘허위사실 적시’ 요건은 명백해 보인다.
쟁점은 B씨의 ‘고의성’ 여부다. B씨는 “들은 얘기를 전달했을 뿐”이라며 고의가 없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법원은 이런 변명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가장 친했던 사이라는 점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법원은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관계상 그 소문이 허위임을 알았거나, 최소한 사실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하고 전파했다면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즉, ‘거짓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소문을 퍼뜨렸다면 고의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다.
대법원 판례 역시 소문의 출처를 명확히 대지 못하면서 ‘들은 이야기’라고만 주장하는 것은 책임 회피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본다.
오히려 근거 없는 소문을 악의적으로 퍼뜨린 행위 자체를 허위사실을 직접 만들어낸 것과 동일하게 평가해 엄하게 처벌하는 추세다.
증거 수집부터 소송까지…‘참교육’을 위한 3단계 전략
전문가들은 감정적 대응보다 치밀한 법적 대응을 주문한다. 첫 단계는 증거 확보다. B씨가 범행을 인정한 메시지, 소문을 전해 들은 지인들의 사실확인서나 녹취는 결정적 증거가 된다.
만약 B씨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등 정보통신망을 이용했다면, 일반 형법보다 처벌이 무거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7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를 적용해 고소할 수 있다.
두 번째는 형사고소와 별개로 진행하는 민사소송이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형사 처벌이 가해자에 대한 국가의 벌이라면, 민사소송은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직접 배상받는 절차”라며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을 통해 실질적인 피해 회복을 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지막 단계는 합의 과정에서의 주도권 확보다.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다.
따라서 B씨는 형사 처벌을 피하기 위해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법률사무소 로앤이 이유림 변호사는 “이때 A씨는 B씨의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은 물론, 자신이 입은 정신적·사회적 피해에 상응하는 합의금을 요구할 수 있다”며 “법적 절차를 발판 삼아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고 가해자에게 분명한 책임을 묻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