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서희, 연예인 봐주기?⋯마약 전담 변호사들 "그것보단 검찰의 실수 탓"
한서희, 연예인 봐주기?⋯마약 전담 변호사들 "그것보단 검찰의 실수 탓"
집행유예 기간 중 '마약 양성' 나온 한서희⋯집행유예 상태 유지되면서 '구사일생'
법원은 어째서 "집행유예 취소해야 한다"는 검찰 신청 받아들이지 않았나⋯머리카락 때문?
마약 사건 전담 변호사들 "아니다. 결정적 이유는 '검찰의 실수' 때문"

지난 6월 서울중앙지검의 소환조사에 출석하는 한서희(25). 집행유예 기간 중 마약 양성 판정이 나온 그가 석방됐다. 법원이 집행유예취소 신청을 기각했다. /연합뉴스
집행유예 기간에 마약을 했다는 혐의로 보호관찰소에 구금됐던 한서희(25)가 석방됐다. 검찰은 "마약에 다시 손댔으니 집행유예를 취소해야 한다"고 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다. 받아들여졌다면 지난번에 유예된 3년의 징역형을 살아야 했다는 점에서 구사일생한 셈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1차 소변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지만, 2차 모발검사에서는 음성 판정이 나온 덕분이라는 분석이 많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일뿐이다. 진짜 이유는 "검찰의 실수를 파고든 한서희의 승부수가 통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무슨 이야기인지 마약 사건 경험이 풍부한 변호사들에게 물어봤다.
변호사들은 "한씨 측에 가장 유리하게 작용했을 정황이 별도로 있다"며 "검찰이 (한씨 측이 요청한) 소변검사 재요청을 거절한 점"을 꼽았다. 검사 결과가 모발은 '음성', 소변은 '양성'으로 갈린 상황에서, 소변검사 결과의 신빙성을 재검증할 기회를 결과적으로 놓쳤기 때문이다.
법률 자문

① 최초에 잘못 끼운 단추
마이법률사무소의 김지혁 변호사는 "실제 검찰에서 재검사 요청을 거절했다면 적법 여부를 떠나 해당 검사 결과의 신빙성을 확인할 기회를 잃게 된 것"이라며 "이 부분이 결정적이었지 않나 싶다"고 밝혔다.
JY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도 "이 부분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제일 중요한 부분인 것 같다"며 "실제 검찰에서 그렇게 한 정황이 있었다면 법원이 기각 결정을 내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이 부분은 한씨 측 주장의 핵심이었다. 한씨 측은 "양성이 나온 소변검사는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재검사를 요청했으나, 검찰에서 거부 당했다"고 주장했다. 재검사를 받아줬다면 한씨가 이런 주장을 펼칠 가능성을 없앨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재검사를 거부한 검찰 측 실수가 '잘못 끼운 단추'가 맞더라도, 이것만으로는 검찰 주장을 뒤집을 수 없다. 하지만 모발검사가 음성으로 나왔다는 사실관계와 결합이 되면, 파괴력이 커진다.
②보통 더 비중 있게 다뤄지는 '모발검사'
소변검사와 모발검사가 다른 결과를 보였다면, 어느 쪽을 더 신뢰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보통은 모발검사의 증명력이 소변검사보다 더 높다"고 했다. 모발검사는 정밀검사에 해당하지만, 소변검사는 간이검사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실제 모발검사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식 검증을 거쳐 최소 몇 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이 걸린다. 반면, 소변검사는 검사지에 소변을 묻혀 거의 즉시 결과를 알 수 있는 간편한 방법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김지혁 변호사는 "보통은 모발검사 결과가 더 비중 있게 다뤄진다"며 "실제로 두 검사의 결과가 다른 경우도 종종 있다"고 했다.
이재용 변호사도 "흔한 것은 아니지만, 간혹 이런 경우가 있다"며 "피의자가 탈색을 하는 등의 변수가 작용하는 경우에도 모발검사에서는 음성이 나오는 경우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변호사들은 "이번 법원 판단을 이례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이재용 변호사는 "법원이 집행유예 취소 결정을 내리려면 혐의의 정도가 무거우면서도, 법관으로 하여금 확신을 줄 정도의 입증이 필요하다"며 그런데 지금 단계에서는 "오히려 취소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김지혁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한씨가 일반인이 아니라는 이유 등으로 기각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취소 신청을 바로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아직 한씨가 완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번 결정에 대해 검찰이 고등법원, 대법원 등에 "다시 판단해달라"고 할 수도 있고, 아예 새롭게 재판이 열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검찰은 계속해서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만약 새로운 재판에서 한씨가 실형을 선고받으면 그땐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 집행유예가 실효되면서 징역 3년형이 부과되는 데다가, 새롭게 기소된 마약 사건으로 추가 처벌까지 얹어지게 된다.
